날씨가 추워지면서 따뜻한 불판 위의 고기 한 점과 소주 한잔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음주시 육류 섭취는 지방간은 물론 심혈관질환, 복부비만까지 일으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만병의 근원인 흡연 역시 술과 만나면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으로 각종 암을 유발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또 보건복지가족부 선정 알코올질환 전문 병원인 다사랑병원·다사랑한방병원이 20-40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술자리에서 소주를 평균 10잔 이상 마시는 음주자는 주로 육류 안주를 선호(66%)하고, 술자리에서 10회 이상 흡연하는 골초(42%)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음주 자체만으로도 좋지 않은데 여기에 육류, 흡연 등이 더해져 각종 질환을 유발하니 건강에는 치명상이라 할 수 있다.
◆육류 안주- 지방간, 심혈관질환, 복부비만에 적
육식을 하는 사람이 장기간 음주하게 되면 간과 혈액에 중성지방이 쌓인다. 간에 쌓인 중성지방은 세포를 팽창시키고 혈액과 임파액 순환에 장애를 일으켜 간 기능을 떨어뜨리며 지방간과 간질환을 유발한다.
또 혈액에 쌓인 중성지방은 혈관벽에 염증을 일으키고 혈액의 흐름을 방해해 고지혈증 등의 심혈관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뿐만 아니다. 알코올은 간장세포에서 단백질과 결합해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는데, 육류는 고단백 식품으로 리포단백질의 생성을 증가시켜 혈관을 막고, 결과적으로 고혈압이나 뇌동맥 질환의 발생 위험을 키우기도 한다.
또 육류는 고열량, 고지방 식품으로 1g에 7kcal의 열량을 내는데, 술과 함께 먹으면 우리 몸이 알코올을 먼저 처리하느라 지쳐서 결국 고열량의 육류 안주는 고스란히 체지방으로 저장된다.
한방에서는 술은 축축한 습(濕)의 기운을 가진 음식으로 보고 음주가 잦을수록 습열(濕熱)이 생긴다고 말한다. 습열은 습한 기운이 뭉쳐 열을 내는 것으로 간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간질환을 일으킨다.
육류의 과다섭취 자체만으로도 문제가 되는데, 술과 함께 육류를 먹는다면 건강상 여러 가지 치명적인 문제점을 야기시킨다는 말이다. 따라서 음주 자체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음주시 육류 섭취량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단백질은 간이 알코올을 해독하는데 에너지원이 되기 때문에 단백질 섭취는 권장할 만하지만 고기를 먹을 때는 수육으로 먹는다든지, 닭고기를 먹되 껍질을 제거하는 게 좋다.
단, 동물성 단백질만 섭취하면 아미노산의 균형이 깨져 효과가 반감되므로 식물성 단백질과 조화를 이룬 음식을 안주로 먹는 것이 좋다.
콩이나 두부, 치즈, 생선이나 요즘 제철인 굴도 좋다. 굴은 고단백 저지방 식품일 뿐 아니라 미네랄, 비타민이 많아 잦은 음주로 깨진 영양의 균형을 바로 잡을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반대로 채식을 선호하는 사람일지라도 음주를 선호하면 비음주자에 비해 혈압 등 건강상의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음주 중 흡연- 산소결핍증, 간암, 위암 위험도 증가
흡연이 나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여기에 음주하면서 흡연을 하는 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할 수 있다.
한방에서 술은 습(濕)한 기운이며 담배는 조(燥)로 건조한 기운으로 서로 보완작용을 해주기 때문에 한쪽 기운이 몸에 들어오면 다른 한쪽 기운을 보완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본다.
성인 남성의 흡연율 40.4%에 비해 알코올 의존증으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95%가 흡연하는 높은 흡연율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한마디로 ‘술+담배=독’이라고 말한다. 알코올은 니코틴과 각종 유해 성분의 흡수를 촉진시키고 간의 니코틴 해독 기능도 약화시키기 때문.
또한 흡연은 미각의 예민도와 식욕을 떨어뜨리고 알코올이나 카페인 음료를 선호하게 한다.
흡연하는 사람은 담배의 쓴맛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 과일이나 채소류는 적게 먹고 대신 쓴맛이 나는 커피와 알코올을 많이 마시게 된다. 그래서 음주시 평소 보다 더 많은 양의 흡연을 하는 것이다.
특히 니코틴은 지용성 물질로 알코올에 잘 녹아 음주시 흡연하면 니코틴이 알코올에 용해돼 보다 빠르게 몸에 흡수된다.
게다가 음주시 간에서는 해독을 위해 더 많은 산소를 요구하게 되는데, 이때 흡연을 하면 산소결핍증에 빠진다. 음주 중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픈 증상이 바로 이 산소결핍증 때문이다.
또 음주 중 흡연은 니코틴 흡수도 빠르게 해 간을 손상시킨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음주하면서 하루 30개피 정도 흡연하는 사람은 비흡연자에 비해 무려 40% 이상 간암에 걸릴 확률이 높고, 위암 역시 음주 중 흡연을 하면 장수하는 사람들 보다 3배나 발병 위험이 높다.
따라서 건강을 위해서는 절대 금연을 해야 하며 간접흡연도 차단해야 한다.
다사랑한방병원 심재종 원장은 “음주시 흡연은 각종 암의 발생률을 두 배 이상 높이므로 근본적으로는 술자리를 줄이는 것이 좋으나 그렇지 않다면 흡연은 절대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육류는 쉽게 포만감을 일으켜 흡연 욕구를 일으키는 만큼 술자리에서는 육류 안주 대신 과일과 채소를 먹고 취하는 것을 더디게 하기 위해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흡연욕구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