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전자의 '읍참마속(泣斬馬謖)'

입력 2009-11-25 13:55 수정 2009-11-2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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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균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이 사퇴했다.

지난달 용인의 한 가정집에서 발생한 지펠 냉장고 파열 사고에 대한 이건희 전 회장의 진노(瞋怒)와 대규모 리콜에 대한 결과다.

이번에 사퇴한 최 부사장은 지난 2006년 1월에 생활가전사업부로 옮겨왔기 때문에 지난 2005년 경 만들어진 사고 모델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하지만 이번 냉장고 파열과 리콜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

삼성전자측은 최 부사장 사퇴에 대해 '용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휴대폰 품질에 이상이 있다는 보고를 받고, 휴대폰 15만대를 불태웠다는 일화에서 알 수 있듯이 이건희 전 회장은 '품질경영'을 최우선 경영과제로 여겨온 만큼 삼성전자의 냉장고 파열 사건은 있어서도 안 될 일이었다.

지펠 양문형 냉장고가 삼성전자의 가전 경쟁력에 큰 도움이 됐지만 이제는 삼성전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대상이 되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말레이시아 법인이 생산한 삼성전자 전자레인지도 누전을 이유로 미국에서 리콜에 들어갔다. 드럼세탁기의 앞문 유리가 깨지는 일도 벌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같은 사고들이 발생한 올해는 바로 삼성전자 40주년이다. 내년은 삼성전자 창립자인 호암 이병철 전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이다.

삼성전자는 40주년 기념식에서 2020년 매출 4000억달러, 세계 IT 업계의 압도적 1위, 글로벌 10대 기업 진입이란 목표를 내걸었다.

하지만 이같은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사건들이 속출하는 이상 1등 삼성으로 갈 길은 멀다. 삼성은 제품을 만들어 파는 회사다. 제품에 문제가 있다면 소비자는 떠나기 마련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다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손해다.

이번 생활가전사업부의 수장의 사퇴로 모든 것이 끝난 건 아니다. 협력업체 관리와 가전제품 품질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에 더욱 힘써서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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