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영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25일 서울 철도공사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노조가 법을 빙자한 빙법태업과 불법파업을 벌이면서 부당한 요구를 계속하고 있다"며 "국민의 철도를 세우는 것이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한 부당하고 불합리한 요구조건을 관철시키기 위한 수단이라면 국민들은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사장은 "해고자 복직 등의 철도노조의 주장이 터무니 없고 억지에 불과하지만 국민들께 불편을 끼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성실하게 교섭에 임해 왔다"며 "그러나 잘못된 관행과 불합리한 제도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하기에 단체 협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임 이후 모두 77회에 걸쳐 단체교섭에 나섰지만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며 "지금까지의 불합리한 관행과 제도를 바로 잡고 철도공사와 노조, 국민이 모두 윈-윈-윈 할 수 있도록 참고 마음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같은날 철도노조도 기자회견을 열어 "단협 해지에 맞서 내일 새벽 4시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김기태 철도노조 위원장은 "사측이 60년 동안 유지돼 온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바꾸고, 이를 해지하는 초유의 사태가 철도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가장 주된 요인"이라며 "허준영 사장은 단체협약 해지를 통해 수년간 노사간의 합의로 만들어진 단체협약을 무력화하고, 노동조합을 말살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면서 "철도 이용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조법과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필수유지업무결정서에 규정된 필수유지업무를 수행하면서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측이 단협 170개 조항 중에 120여 개의 변경을 요구해 왔다"며 "사측이 이를 변경한다면 당장 파업을 철회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필수인원까지도 파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