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IT시장이 축소되면서 영업실적이 저조한 외국계 IT업체 수장들이 줄줄이 퇴진하는 등 연말 IT업계에 인사 태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CA, VM웨어코리아, 델코리아 대표 등이 잇달아 물러난 상태다.
김용대 한국CA 대표는 최근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CA가 영업부진이 심각해지면서 김 대표가 자진해서 사표를 던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SW업계 관계자는 “파트너사들과 불협화음이 불거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A는 IT관리 소프트웨어(SW)업체로 IBM 메인프레임 서버에 SW를 공급하면서 급성장해왔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국내 시장에서 유닉스 서버로의 다운사이징 열풍이 불면서 매출이 급감하고 말았다. 지난 2007년 12월에는 전체 직원 80명 중 60명을 내보내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이후 CA는 한국지사를 철수한다는 설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번 김용대 대표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이 같은 지사 철수설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 솔루션 업체인 현태호 VM웨어코리아 대표도 회사를 그만둔 상태다. 당초 내년 1월까지 근무할 예정이었지만 이미 지난 9월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VM웨어 본사에서도 한국 지사장의 후임 인선에 착수한 상태다.
VM웨어는 최근 모회사인 EMC와의 통합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EMC가 VM웨어 솔루션을 기반으로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공략을 공언하면서 이 같은 통합설을 뒷받침 하고 있다.
김진수 델코리아 대표도 최근 물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대표는 지난 4월 델코리아 대표로 임명됐다. 공식 임기는 이번 달말까지이지만 이미 회사 출근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김 대표의 사임 이유는 영업부진이 아닌 개인 신상의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델코리아 관계자는 “내부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외국계 SW업체의 한 고위임원은 "경기부진으로 IT업체들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본사에서 한국지사 대표들의 연봉 수준이 부담스럽게 느껴졌을 것"이라며 "비용절감과 분위기 쇄신을 위해 한국지사 대표들을 교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