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18인치 웨이퍼 투자 논의 본격화

입력 2009-11-2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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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부 국책과제 연이어 선정…삼성 · 하이닉스 엇갈린 행보

차세대 메모리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패권 유지가 최대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18인치 웨이퍼 투자 논의가 점화됐다.

지식경제부가 군불을 지폈고, 반도체 장비업체가 화력을 키우고 있다. 투자 결정자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의 행보는 다소 엇갈리고 있다. 기업 내부 환경과 시장 내에서의 위치 선정 전략의 차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 18인치 웨이퍼 시험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삼성전자 DS부문을 총괄하는 이윤우 부회장.
26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경부는 18인치 웨이퍼 장비개발을 위한 국책사업을 추진중이다.

지경부 관계자는“18인치 웨이퍼 차세대 장비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국책과제로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우선은 대학에 삼성전자 등이 투자해 연구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6월 18인치 웨이퍼 양산을 위한 대구경 실리콘 잉곳 개발을 목표한 국책과제를 삼성전자와 하나마이크론의 자회사인 하나실리콘에서 수행하도록 결정한 바 있다.

앞으로 선정될 국책과제가 장비개발임을 감안하면 18인치 웨이퍼 양산을 위해 소재와 장비의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게 된 셈이다.

하나마이크론 관계자는“2011년 초까지 대구경 실리콘 잉곳 개발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라면서“지난해와 올 상반기까지 반도체 시황이 좋지 않았지만 잉곳개발에 차질은 없다”고 밝혔다.

18인치 현재 상용화한 12인치 웨이퍼보다 칩을 두 배 이상 생산해 낼 수 있다. 생산성이 두 배 이상 높아 진다는 의미로 웨이퍼 크기가 커지면 한 장당 생산할 수 있는 칩 개수가 많아져 칩당 생산 비용도 절감된다.

또 웨이퍼 규격이 확대는 칩을 생산할 때 사용하는 물 사용량과 온난화 가스 방출량을 줄일 수 있어 그린IT전략에도 부합된다.

업계에서는 18인치 웨이퍼의 시험생산 시기를 2012년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대만 TSMC, 인텔과 18인치 웨이퍼 규격전환에 합의하고 2012년에는 시험생산에 들어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2012년 시험생산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양산은 시장상황을 봐야 하기 때문에 시기는 결정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18인치 웨이퍼를 하려면 여기에 맡는 장비가 나와야 한다”면서“화성에 공장부지는 확보돼 있다”고 부연했다. 반면 하이닉스는 차세대 웨이퍼가 18인치로 표준화 된 것도 아니라면서 18인치 웨이퍼 양산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시험생산이라는 것이 실트론이 됐듯 어디가 됐든 웨이퍼 잉곳의 표준이 앞서 진행돼야 한다”면서“장비와 공정기술 등이 합의가 된 것은 없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이 관계자는“12인치로 넘어 온 것도 1년 밖에 안 됐다”면서 “지금까지 웨이퍼가 계속 커졌는데, 현재가 최적인지 16인치 또는 18인치로 가는 것이 나은지 경제성을 따져 보고 있는 상황으로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하이닉스 18인치로 선뜻 가겠다는 언급을 할 수 없는 것은 이것이 대규모 투자와 맞물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교보증권 구자우 연구원은“삼성이 신규투자에 여력이 있는 상황”이라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하이닉스도 내년에 분기별로 5000억원 전후한 영업이익이 나온다는 전망에서 자산운용에는 어려움이 없겠지만 18인치 투자는 대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12인치 라인 신규투자의 경우 라인 하나에 5조원 전후한 자금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해 18인치 라인에는 개당 10조원 전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이지만 18인치로의 진입은 후발 주자들의 투자의지를 초기에 꺾게 된다는 점에서 메모리 시장 패권 확대의 열쇠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계 1위인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2위 하이닉스의 경우는 특히 엘피다 및 대만 업체들에게 추격의 여지를 없애는 주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동영 수석연구원은 “메모리, 특히 D램 시장규모는 1995년에 450억 달러를 정점으로 하락을 지속해 호황 전망이 나오는 내년에도 300억달러 전후에 그칠 것”이라면서“더 이상 전체 시장이 크지 않을 때는 과점적 시장을 점유해야 강자로 군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커지지 않는 시장에서 서로 나눠 갖게 되면 향후 투자할 자금을 확보할 수 없고 영업이익도 보장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1등은 30~40% 이상 점유해야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는 것이고 이 정도 돼야 차세대 투자가 가능하다.”면서 “18인치는 라인 하나에 10조원이 든다는 이야기인데, 여기에 투자한다고 하면 매출 볼륨이 그 만큼 돼야 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인 35.5%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고, 하이닉스도 21.7%로 2위를 유지하면서 한국D램 업체들은 역대 최고인 57.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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