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기업의 설비투자가 실물경기 회복과 함께 호조세를 보여 올해보다 12.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29일 산업은행은 '2010년 설비투자계획 조사결과'라는 자료를 통해 조사대상 국내 3600개 주요기업들이 2010년에는 95조1000억원의 설비투자 의사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는 올해 84조8000억원보다 약 11조원 많은 수치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10%에 그친 반면 비제조업의 증가율이 14.5%로 더 컸다. 금액은 제조업이 2010년 48조4000억원으로 올해보다 4조4000억원이, 비제조업은 46조7000억원으로 5조9000억원이 증가했다.
업종별로 제조업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IT(정보통신)산업이 통신기기, LCD 등에 대한 공격적 투자와 반도체 부문에 대한 투자 회복으로 내년도 17.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산은측은 "IT산업이 2005~2009년에 투자부진을 계속 보였으나 내년도에는 제품 수요의 순환주기 변화 와 경기의 반등 시기가 맞물려 설비투자를 주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IT산업은 조선, 일반기계, 철강 등의 부진에도 자동차, 석유정제, 석유화학 등의 호조세에 힘입어 내년도 6.9% 증가로 반전돼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의 설비투자가 내년에 증가세로 반전할 것이나 중소기업은 7.3%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산은경제연구소 이승호 팀장은 "설비투자가 내년에 증가세로 돌아서지만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진입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 부품소재 산업 육성 등 중소기업 설비투자를 진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