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국내 증시는 두바이발 쇼크로 인해 단 하루만에 코스피 120일선이 무너지면서 패닉상태에 빠졌다.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이 금융위기의 악몽에서 벗어나는 듯 보였으나 이번 두바이발 쇼크로 인해 재차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던 국내 증시에 대한 불안심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스피지수의 조정 폭이 생각했던 수준을 벗어나면서 기본적인 추세의 방향성을 더욱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펀더멘털 측면에서 분명 과민반응에 따라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기술적인 흐름에서 국내 증시는 향후 추가적인 기간 조정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두바이와의 자금 연계성이 적다는 측면에서 이번 조정으로 기업가치 대비 주가의 수준(벨류에이션)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따라서 낙폭이 과했던 대형주와 은행주들에 대한 저점 매수 전략을 고려해 볼만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30일 "지난 주 두바이 쇼크에 대해 시장은 분명 과민 반응을 보였다"며 "최근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와의 차별화가 진행된 가운데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모멘텀 공백 시기였다는 점, 수급 측면에서도 거래대금이 크게 감소하면서 매수 주체의 공백 시기였다는 점이 돌발 악재에 따른 급락을 유인했다"고 분석했다.
배 연구원은 "실제로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외국인의 매도 규모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며 "따라서 이번 주 이후 국내 증시는 추가적인 악재가 출현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글로벌 증시와의 수익률 부진 격차를 줄이는 과정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수 급락국면에서는 낙폭 과대주의 가격 회복이 가장 빨리 이어졌다는 점에서 낙폭 과대주에 대한 관심이 우선이다"며 "펀더멘털의 훼손 없이 이번 하락 국면에서 낙폭이 컸던 금융업종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최근 엔화 강세에 따른 상대적인 원엔 환율이 여전히 국내 IT와 자동차 업종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제적으로 조정이 진행중인 상기 업종에 대한 관심도 좋다"며 "추가적으로 여전히 시장의 수급이 취약한 국면이라는 점에서 중소형주보다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 여력이 있는 대형주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신한금융투자 김중현 연구원은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움에 따른 파문이 향후 얼마나 확대될지에 대해서는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다"며 "시장의 우려가 분명히 존재하고 초기의 반응도 무척이나 격했기에 조심스러운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국내 기업들이 두바이와 연계된 자금규모가 제한적이고, 금융위기와 같은 파생상품의 도미노식 부실확대 가능성도 없다는 점에서 과도한 비관론도 경계해야 한다"며 "또한 이번 두바이 사태의 파장이 크기는 하지만 그간 진행되었던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완전히 무의미해져버린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의 연말 소비경기 등 전반적인 경기동향에 대한 면밀한 관찰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이와 더불어 급격한 원화환율 및 원엔 재정환율의 상승으로 형성되고 있는 틈새시장에 대한 관심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