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KDI 원장 "확장 기조 유지하되 신축적으로"(종합)

입력 2009-12-01 17:13 수정 2009-12-0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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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내년 경제전망' 세미나에서 주장

내년 거시정책 운용방향은 확장적인 기조와 경기상황에 맞는 신축적 대응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 원장은 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주최한 '2010년 대내외 경제전망과 기업의 대응 세미나'에서 주제발표자를 통해 "최근 국내경제는 대내외 실물지표 개선과 함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확산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정책당국은 대외경제 여건의 하방위험에 대비하면서 확장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시적인 대책에 대해서는 실효성을 점검하고, 주택시장 등 자산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면밀히 점검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 원장은 "금리수준은 당분간 낮게 유지될 것이며 이는 소비·투자 회복에 상당 수준 기여할 것"이라며 "기업부문의 투자도 금융시장 불확실성 완화 및 수출 호전 등으로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2008년 이후 경기둔화로 상승했던 재고율은 올해 들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면서 "향후 대내외 부문에서의 수요 회복은 신속히 생산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우리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현 원장은 "금융부문 취약성이 잔존하는 등 우리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구체적인 예로 자산시장 버블 및 기업부채(GDP 대비) 확대 가능성을 들었다.

작년말 이후 감소세로 전환한 취업자 수는 경기에 후행해 매우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민간부문의 고용회복은 지체될 것이라고 그는 예측했다.

현 원장은 "내년도 우리경제 성장률은 상반기 6.9%, 하반기 4.3%, 연간 5.5%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계경제 전망에 대해 주제발표에 나선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내년도 세계경제에서는 주요 이슈는 '세계무역 불균형 조정'이라고 밝혔다.

채 원장은 또 "이 과정에서 선진국-개도국 간 적지 않은 이견 표출이 예상되고, G20 의장국인 우리나라는 이를 조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 원장은 세계경제가 향후 견고한 회복세를 나타낼 때까지는 주요국들이 재정·통화 확대기조 유지를 공조해야 하며, 출구전략에 대해서도 국가 간 도입 시점의 차이가 있겠으나 국제적인 시행순서를 만들어 공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경제의 확실한 경기회복 동력이 마련되지 못한 상태에서 각국에서 긴축정책을 실시할 경우 자칫 더블딥(Double-dip)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기업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해외 경기회복 속도와 모습이 시장별로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각 시장에 따른 차별적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채 원장은 "러시아, 중동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지역으로의 수출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면서 "선진국이 경기위축으로 보호무역주의 확산이 전망되는 만큼 세계경제 영향이 적은 내수 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업간 시장 확대와 선점을 위한 투자 확대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R&D 아웃소싱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M&A, 전략적 제휴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재천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일부에서는 글로벌 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리먼사태와 같은 대형 금융충격 발생, 또는 ▲민간부문의 자생적 성장동력이 상당기간 회복되지 못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향후 세계경제의 회복력이 강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각국 기업의 혁신 노력과 함께 정부·중앙은행의 정책적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대래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소비·투자 활성화, 일자리 대책의 실효성 점검 등을 통해 민간주도의 자생적 회복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물가와 자산가격이 안정된 가운데 투자와 고용이 촉진될 수 있도록 확장적 정책기조를 유지하되, 이러한 기조는 경기상황 등에 부합되도록 분야별로 적기에 정상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차관보는 일부 자산시장의 불안소지에 대해서는 "미시적 수단으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현재 우리경제에 대내외적으로 여러 불안정한 요인들이 산적해 있어 향후 지속적인 경기회복을 낙관하기만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불안 요인들에 대비한 정책 대응으로 그는 신중한 출구전략 추진을 가장 먼저 꼽았으며, 이를 통해 가계부실 위험을 억제하고 부동산시장의 급속한 침체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병삼 연세대 교수는 “현재 선진국 소비는 서서히 회복되고 있으나 저축율도 높아짐에 따라 선진국의 재고회전이 예전과 같은 속도를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선진국 재고조정 속도의 하락과 환율 조정으로 내년도 신흥국의 수출신장세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그는 "세계경제 성장동력 회복 지연 및 예상되는 회복 후의 낮은 성장률 추세에 대비하여 내수기반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광두 서강대학교 교수가 사회를 맡은 이날 행사에는 150 여명의 기업인들이 참석하여 내년 경제전망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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