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외환보유액이 9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2700억달러를 돌파한 데다 뉴욕 금융시장 상황도 호조를 보인 영향으로 사흘째 내림세를 탈 전망이다.
글로벌 달러화 역시 미 잠정주택 판매 증가 및 두바이월드 채권조정 협의 진행 등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위축되면서 엔화를 제외한 주요국 통화 대비 일제히 하락하면서 역내외 모두 숏 마인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전월보다 67억 달러 늘어난 2708억9천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보유액은 지난 2월 말 이후 9개월간 693억5000만 달러 증가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2700억 달러대에 진입했다. 이는 한은이 집계를 시작한 지난 1950년 6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1월 무역수지가 40억5000만 달러 흑자로 10개월째 흑자 기조를 이어간 가운데 수출과 수입이 1년 만에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로 돌아서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났다고 전일 발표된 데 이어 이날 보유액 사상 최고치 경신 소식이 전해지는 등 시장내 숏 심리를 강화할 재료들이 잇달아 등장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원ㆍ달러 환율 역시 두바이 쇼크 발생 이후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지속할 공산이 크다는 견해가 현재 지배적인 상황이다. 뉴욕 금융시장 분위기도 달러화에 하락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미국시각)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14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달러화 약세로 상품 관련 주식이 강세를 보였고 예상보다 양호한 주택경기지표는 투자자들에게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줬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를 또 다시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자아냈던 두바이 사태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투자분위기 회복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두바이 국영기업 두바이월드는 앞서 590억 달러로 추산되는 부채 가운데 260억 달러 규모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두바이 사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 기여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ㆍ달러 1개월물 선물환율은 다우지수 랠리 재개와 달러화 약세 기조를 반영한 결과 1156.50원에서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 0.85원을 감안하면 전일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 1161.10원 보다 5.45원 하락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이로써 원ㆍ달러 환율이 1150선 지지력을 재차 테스트 국면에 진입했다며 두바이 충격파 이전 시장 분위기로 되돌아왔다고 평가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달러화 약세 기조 지속 및 외환보유액 사상 최대 규모 소식 등이 초반 환율 하락 분위기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나 1150선 레벨 테스트 구간으로 환율이 진입한 만큼, 이날 하락 폭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외국계은행의 또 다른 딜러도 "역외 참가자들이 최근 별다른 움직임 없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날 숏 마인드 일색인 시장 분위기에서도 달러화 매도세에 동참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