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하루 앞두고 파행을 맞고 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 이철휘 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대표 등 3명의 후보 가운데 이철휘 사장과 김병기 전 대표가 돌연 후보 사퇴 및 면접 불참 의사를 밝힌 것.
하지만 이날 2명의 후보가 전격적으로 사퇴 및 면접 불참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강 행장이 단독 후보로 면접에 참여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병기 전 대표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내고“회장 선임이 매우 급하게 추진되고 이에 따른 후보자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 3일 인터뷰에는 응할 수 없다”며“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퇴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철휘 사장도“KB금융의 최근 경영 내용, 지배구조, 특히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내용 등 제반사항에 관해 면밀히 검토한 결과 현재와 같은 상황하에서는 인터뷰에 참석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인터뷰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의 인터뷰 불참은 역시 '회추위가 회장 선임을 불공정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속내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사장 측은 “인터뷰 불참이 후보직 사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이에 따라 당초 예정대로 3일 면접이 실시되고 강 행장이 단독 후보로 참여해 9명의 추천위원 가운데 6명의 찬성표를 얻으면 신임 회장에 선출된다. 추천위원회의 멤버 9명은 전원 사외이사이다.
강 행장이 이번에 KB금융 회장에 선출되면 사실상 3연임을 하며 8년간 국민은행 등 KB금융 경영을 맡게 된다.
이날 2명의 후보가 사퇴 또는 면접 거부 의사를 밝힌 이유는 그간의 강 행장과 추천위원회 일부 멤버들(사외이사)의 관계를 감안할 때 회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부 당국도 외국인 투자자들 지분이 약 56%를 차지해 뚜렷한 오너가 없는 KB금융을 강 행장이 눈에 띄는 실적 없이 마치 개인회사 주인인 것처럼 계속 경영권을 가지려고 시도하고 있고, 금융 관료 출신인 다른 두 후보도 회장 후보로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정부 당국은 "한국의 은행산업 발전을 위해선 현 KB금융 지배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3명 모두에게 부정적인 입장 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행장도 3일 실시될 면접에 참여할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담 KB금융 이사회 의장은 "일부 후보의 사퇴나 면접 불참 의사가 공식적으로 접수는 안 됐다"면서도 "그러나 후보자가 1명이라도 남아 있는 한 3일 면접을 한다는 일정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