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회장 선출 파행...후보 2명 전격 사퇴

입력 2009-12-0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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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후보 "공정한 경쟁 되지 않아 사퇴" ...이철휘 사장 "현 상황 인터뷰 참석 무의미"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하루 앞두고 파행을 맞고 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 이철휘 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대표 등 3명의 후보 가운데 이철휘 사장과 김병기 전 대표가 돌연 후보 사퇴 및 면접 불참 의사를 밝힌 것.

KB금융은 지난달 20일 회장추천위원회를 열고, 이들 3명을 면접 대상자로 선정하고 오는 3일 면접과 함께 최종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2명의 후보가 전격적으로 사퇴 및 면접 불참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강 행장이 단독 후보로 면접에 참여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병기 전 대표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내고“회장 선임이 매우 급하게 추진되고 이에 따른 후보자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 3일 인터뷰에는 응할 수 없다”며“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퇴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철휘 사장도“KB금융의 최근 경영 내용, 지배구조, 특히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내용 등 제반사항에 관해 면밀히 검토한 결과 현재와 같은 상황하에서는 인터뷰에 참석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인터뷰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의 인터뷰 불참은 역시 '회추위가 회장 선임을 불공정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속내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사장 측은 “인터뷰 불참이 후보직 사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이에 따라 당초 예정대로 3일 면접이 실시되고 강 행장이 단독 후보로 참여해 9명의 추천위원 가운데 6명의 찬성표를 얻으면 신임 회장에 선출된다. 추천위원회의 멤버 9명은 전원 사외이사이다.

강 행장이 이번에 KB금융 회장에 선출되면 사실상 3연임을 하며 8년간 국민은행 등 KB금융 경영을 맡게 된다.

이날 2명의 후보가 사퇴 또는 면접 거부 의사를 밝힌 이유는 그간의 강 행장과 추천위원회 일부 멤버들(사외이사)의 관계를 감안할 때 회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부 당국도 외국인 투자자들 지분이 약 56%를 차지해 뚜렷한 오너가 없는 KB금융을 강 행장이 눈에 띄는 실적 없이 마치 개인회사 주인인 것처럼 계속 경영권을 가지려고 시도하고 있고, 금융 관료 출신인 다른 두 후보도 회장 후보로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정부 당국은 "한국의 은행산업 발전을 위해선 현 KB금융 지배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3명 모두에게 부정적인 입장 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행장도 3일 실시될 면접에 참여할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담 KB금융 이사회 의장은 "일부 후보의 사퇴나 면접 불참 의사가 공식적으로 접수는 안 됐다"면서도 "그러나 후보자가 1명이라도 남아 있는 한 3일 면접을 한다는 일정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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