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터너리포트' 윤곽 드러내

입력 2009-12-02 10:1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금융기관 건전성 관리 역점..자본확충 세부방안 등 마련

금융회사 유동성 감독을 강화하고 건전성 규제 기준을 보다 엄격히 적용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위기 이후 금융감독 과제 보고서', 이른바 '한국판 터너리포트'가 윤곽을 드러냈다.

금융감독원이 이번에 마련한 한국판 터너리포트에는 은행 등 시중 금융회사가 위기 발생으로 건전성이 악화됐을 때 금융회사 자본금이 적시에 확충될 수 있도록 조치를 마련하는 한편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투기지역 지정에 상관없이 적용 가능하도록 제도화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2일 금감원에 따르면 동 보고서는 ▲금융회사 자본적정성 및 유동성 규제 강화 ▲금융회사 경기순응성 완화 ▲건전성 감독 차원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시스템상 중요한 금융회사 지정ㆍ운용 ▲금융회사 임원 자격검증 강화 ▲파생상품 리스크관리 강화 ▲신용평가사 객관성 및 투명성 제고 ▲금융회사 임직원 보상정책 개선 등 방대한 내용을 포괄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소위 한국판 터너리포트라 불리는 '위기 이후의 금융감독 과제 보고서'는 금융당국이 외부 전문가들의 참여 속에 지난 7개월 동안의 연구 검토를 거쳐 작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로 자금 지원 확대에 주력했던 금융감독 정책 방향에서, 앞으로는 금융회사 건전성 관리에 보다 주안점을 두고 금융감독 업무 전반을 종합적으로 점검한다는 게 핵심"이라고 전했다.

금감원은 먼저 은행ㆍ보험ㆍ증권사 등 시중 금융회사가 위기 발생에 따른 건전성 악화 징후가 발견됐을 때 곧바로 자본 확충에 쓸 수 있는 채권과 보험의 도입을 검토중이다.

금융당국이 금융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금융회사를 선정해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고,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투기지역 지정에 관계없이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보고서는 금융회사 위기 발생시 자본금을 자동으로 확충하는 장치로써 역전환채권, 자본금보험, 주주마진콜 제도 등을 제시하고 있다. 역전환채권은 은행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자본금으로 전환 가능하도록 하는 채권이다.

자본금보험은 금융회사가 영업이나 투자 손실에 따른 부실에 대비해 보험을 들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부실이 발생했을 때 보험금을 받아 자본 확충에 쓰는 것이다. 주주 마진콜은 금융회사에 부실 징후가 있을 때 주주들이 자본 확충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금융회사의 자산 건전성 제고 작업의 일환으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DTI 규제를 투기지역 지정에 관계없이 전국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감독 규정에 담는 방안도 제시됐다.

현행 규정상으로는 투기지역에 한해 채무자의 상환 능력을 반영해 대출 금액을 결정하는 DTI 규제만 허용된다. 당국은 현재 수도권 전역에 DTI 규제를 하고 있지만 이는 금감원의 행정지도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DTI 규제가 부동산대책의 일환이 아닌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하에 지역과 주택가격에 따라 DTI 비율을 차등화하고 서민 주택이나 일정 규모 이하의 대출금에 대해서는 DTI 적용을 제외하면 된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감독 방향을 구체화할 계획"이라며 "DTI 규제의 전국 확대는 경기와 부동산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충격이 덜한 방식으로 시간을 두고 도입 시기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 밖에 금융시스템상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금융회사를 지정해 별도의 건전성 규제 기준을 적용해 부실 예방을 위한 감독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금융회사별 자금 조달과 운영 내역 등을 실시간 수집해 감독에 활용하는 정보시스템 구축이 추진될 예정이다.

금융회사의 과도한 자산 확대를 막기 위한 유동성비율 규제도 강화하고, 고위험 상품에 대한 무리한 투자 여부를 집중 점검하는 한편 기업 분식회계 특별조사반, 신종 증시 불공정거래 전담조사팀의 편성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한편, 금감원은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금융시장 불안을 막기 위한 당국의 종합적인 감독 업무 개선 방안이 마련했다는데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며 당국은 앞으로도 실물 부문에 대한 지원을 보다 정교하게 함으로써 양적 확대가 금융기관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건전성 관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불황에 날개 단 SPA 패션…탑텐·유니클로 ‘1조 클럽’ 예약
  • 치솟는 환율에 수입물가 불안...소비자물가 다시 뛰나
  • '잘하는 것 잘하는' 건설업계…노후 주거환경 개선 앞장
  • SK온, ‘국내 생산’ 수산화리튬 수급…원소재 경쟁력 강화
  • 민경훈, 뭉클한 결혼식 현장 공개…강호동도 울린 결혼 서약
  • [이슈Law] 연달아 터지는 ‘아트테크’ 사기 의혹…이중 구조에 주목
  • '위해제품 속출' 해외직구…소비자 주의사항은?
  • “한국서 느끼는 유럽 정취” 롯데 초대형 크리스마스마켓 [가보니]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6,058,000
    • +0.11%
    • 이더리움
    • 4,726,000
    • +2.65%
    • 비트코인 캐시
    • 718,000
    • -1.98%
    • 리플
    • 2,024
    • -3.34%
    • 솔라나
    • 355,800
    • -1.41%
    • 에이다
    • 1,471
    • -0.27%
    • 이오스
    • 1,148
    • +9.54%
    • 트론
    • 298
    • +4.2%
    • 스텔라루멘
    • 825
    • +41.51%
    • 비트코인에스브이
    • 99,400
    • +1.33%
    • 체인링크
    • 24,480
    • +6.67%
    • 샌드박스
    • 821
    • +57.5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