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회장 "어려울 때 '오너의 책임경영' 보이고 싶다"

입력 2009-12-02 14:38 수정 2009-12-0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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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한진해운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천명" ...한진그룹과 계열분리 서두르지 않을 것

최은영 한진해운홀딩스 회장(47ㆍ사진 왼쪽)은 2일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통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사업 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 결정, 전문화된 사업 영역에 기업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홀딩스 최은영 회장이 2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고 조수호 회장 생전부터 지주사 체제 전환에 대해 검토가 이뤄졌고, 조수호 회장 타계 이후 회사 경영에 대한 공부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최근 같이 어려운 시기에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결정한 것은 오히려, 이런 시기에 주주들에게 오너의 책임경영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며 "향후에도 전문경영인과의 끊임없는 상의를 통해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진그룹과의 계열분리 가능성에 대해 최 회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해운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을 천명했다"며 "집안의 큰 어른이라는 위치상 경영상 여러 조언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일정한 로드맵에 의해서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겠느냐"며 "현재 경영권에 위협을 받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계열분리를 서두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최 회장은 해운경기와 관련 "일반적으로 해운시황은 3분기에 정점을 찍지만 올해에는 그 사이클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가 지나면 해운시황이 회복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 현금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동안 적자폭이 너무 크기 때문에 내년에 시황이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당장 흑자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적자 폭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발주에 들어간 선박이 사선 10척, 용선 23척 등 총 33척인데 경기가 좋지 않아 국내 조선소와 인수시기를 조정하고 있다"며 "이 자리를 빌어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많은 협조에 대해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현재 전 세계 해운선사의 주가는 모두 바닥을 치고 있다"며 "주가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을 수는 없지만, 주가에 신경쓰기보다는 적자를 거듭하고 있는 현재 경영실적의 반등시기를 앞당기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의 재무구조 개선과 관련된 자사주 매각에 대해 윤주식 재무담당 전무는 "채권은행과 맺은 재무구조약정개선의 일환"이라며 "또한 부산신항만 지분의 일부를 매각하는 것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무는 이어 "자사주가 매각돼 시장에 풀리면 의결권을 갖게 돼 주가변동폭이 심해지기 때문에 장기투자계획을 가지고 있는 대규모 법인에게 매각했다"며 "하지만 4~5년 후 한진해운 자회사인 CLT가 우선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갖도록 조건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자녀들의 경영참여와 관련 최 회장은 "현재 장녀(24세)가 와세다 대학을 졸업한 후 국내에 체류 중"이라며 "기본적으로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지만, 경영수업이 이뤄진다면 한진해운이 아닌 다른 조직에서 사회생활을 먼저 체험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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