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을 추진중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풋백옵션 행사 시점을 늦춰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협상대상자 두 곳의 자금조달 능력에 대한 의문으로 매각 협상이 자칫 결렬될 수 있다는 우려에 이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이같은 요청이 알려지면서 업계와 증권시장에서는 대우건설 매각 성사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측은 이달 안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성사시키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금호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와의 매각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풋백옵션 행사시점을 1~2개월 연기해 줄 것을 FI들에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금호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17개 FI들이 보유한 주식이 오는 15일까지 3만1500원을 밑돌 경우 이 가격에 주식을 되사기로 하는 풋백옵션 계약을 맺었다. 이 가격을 기준으로 금호가 FI들로 부터 되사야 하는 대우건설 주식 총액은 약 4조2000억원이다. 현재 대우건설주가는 1만원대다.
금호그룹은 현재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자베즈 파트너스(JABEZ Partners)와 TR아메리카(TR America) 컨소시엄의 자금 조달계획을 검증하고 있다.
따라서 금호그룹은 옵션 행사가 시작되는 오는 15일 이전에 대우건설 매각작업을 마무리하기 어렵다고 보고, 우선 시간을 벌기 위해 FI들에게 풋백옵션 행사 연장을 요청한 것이다.
금호그룹은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 안에 단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MOU를 체결해 정밀실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들의 자금조달능력이 불투명할 경우 협상을 결렬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의 자금조달능력 등 여러 변수가 남아있어 실제 매각이 이뤄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도 이번 매각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해서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이라면서 "매각이 지연될 가능성과 무산될 가능성 등 모든 가능성에 대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매각이 무산될 경우 기존 풋백옵션 계약을 개정해 FI들에게 3년 이상 장기 수익률을 보장하는 내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매각을 연내에 마무리하겠다고 자신했다.
대우건설 매각 결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풋백옵션 행사 연장을 요청하고 컨텐전시 플랜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해명이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자금조달 능력 등에 대한 검증을 끝내고 조만간 단독 후보를 선정,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며 "연말까지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