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수 금융위원장은 3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두면서 외부충격에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금융회사의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고 무엇보다 외환부문 건전성을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진동수 위원장은 이날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UBS CEOㆍCFO 포럼' 오찬 연설을 통해 이 같이 말하고, "한국금융의 선진화를 이루기 위한 중장기 비전을 마련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진 위원장은 "한국의 경우 금융시장이 개방돼 있고 수출주도형 경제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대외충격에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금번 금융위기로 다시 느꼈다"며 "특히,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진 위원장은 "한국이 이번 금융위기 과정에서 경제 펀더멘탈 이상으로 과도한 충격에 노출됐던 것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경험으로 인한 '낙인효과(stigma effect)'가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외국 언론과 해외 투자자들의 경우 한국 경제가 제2의 외환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막연하고도 부정적인 시각을 가져왔던 게 사실"이라며 "이러한 인식들이 부정적 평가로 이어져 금융위기를 부추겼다"고 판단했다.
한편, 진 위원장은 "현재 금융위기 이후 금융산업의 비전에 대해 고민 중"이라며 "금융위는 현재 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 보험연구원 등에 '금융선진화를 위한 비전 및 정책과제 마련 작업'에 관한 연구용역을 수행중"이라고 전했다.
진 위원장은 "위기 이전 한국 정부는 자본시장법 제정, 금융허브 육성정책 등을 통해 금융산업 육성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으나 최근의 위기로 과도한 금융발전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대두되면서 과거의 추진 동력이 다소 저하된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진 위원장은 "하지만 한국 금융산업의 발전 정도가 위기의 중심이 된 선진국의 경우처럼 과도하지 않다는 점에서 금융산업 육성 노력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로 진 위원장은 "한국이 그동안 부단한 노력을 통해 ITㆍ전자, 조선, 자동차 등 실물부문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플레이어를 갖게 됐다는 자부심이 생겼다"며 "금융부문에 있어 단기간내에 이와 같은 경쟁력을 갖추기는 쉽지 않겠지만, 실물부분에 걸맞는 성장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