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풋백옵현 행사시점을 최장 내년 3월말까지 3개월 가량 연기해달라고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측은 지난 3일 풋백옵션 행사지점을 최대 3월30일까지 연기해달라는 계약서 초안을 FI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서 초안에는 대우건설 매각이 내년 2월말까지 완료되지 않을 경우 FI가 3월1일부터 30일까지 풋백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대금지급일은 내년 7월15일까지로 변함이없다.
다만 금호측이 2월 전에라도 대우건설 매각에 성공해 매각대금을 납부하면 즉시 옵션행사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며, 반대로 매각협상이 결렬될 경우에도 즉시 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일단 FI들은 풋백옵션 행사 시기를 연기해주는 것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으로 보이고 있다.
현재 자베즈파트너스 및 TR아메리카 컨소시엄 등 복수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상대로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협상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또 당초 계약대로 풋백옵션을 행사할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신용도 하락 등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초안에는 대우건설 매각에 실패해 FI들이 풋백옵션을 행사할 경우를 대비한 금호아시아나측의 대금납입 방안 등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FI의 반발을 사고 있다.
금호아시아나의 요청대로 풋백옵션 행사시점을 연기해주려면 뭔가 명분이 있어야 하는 데 금호측이 그 명분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연기를 해주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FI 관계자는 "옵션행사 시점을 연기하는 것이 법적으로 타당한지도 검토해봐야겠지만 가장 고려해야 할 부분은 매각 실패시 대책"이라며 "대안도 없이 무조건 연기해달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측이 지난 1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금호산업이 갖고 있는 대우건설 주식 18.6%를 FI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FI들은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FI들이 풋백옵션을 행사해 금호아시아나측으로부터 받을 돈은 약 4조원에 달한다. 금호산업이 대우건설 지분을 내놓는다고 해도 7000억원대에 불과하다.
다른 FI 관계자는 "4조원을 7000~8000억원과 바꾸자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금호아시아나가 좋은 조건을 더 걸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풋백옵션 행사시점까지는 아직 10일정도의 여유가 있기 때문에 금호와 우선협상대상자 간 협상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FI들간 조율을 통해 연기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금호아시아나와 자베즈파트너스, TR아메리카 컨소시업 등 우선협상대상자 간 현재 진행되고 있는 매각딜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인 셈이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빠르면 이번주 중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지 매각협상을 결렬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