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현재 아이폰 열풍에 휩싸였다. 그러나 삼성전자, LG전자, SKT, KT 등 아이폰과 연관이 있는 국내 대표 기업들은 아이폰 열풍으로 인해 울고 웃는다.
아이폰 열풍으로 가장 곤경에 처한 국내 기업은 어디일까? 다들 사정은 다르지만 나름의 고민이 있다.
삼성전자와 KT는 아이폰 효과로 인한 득과 실이 공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이폰에 시장점유율을 뺏겼지만 스마트폰시장 확대로 인해 옴니아2 판매량도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는 아이폰 판매로 인해 가입자 확대와 이미지 상승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지만 내부적으로 밀고 있는 유무선통합(FMC)서비스가 인기를 얻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반면 SKT와 LG전자는 득은 별로 없고 실이 많은 상황이다.
◆ 삼성전자, 아이폰에 시장점유율 뺏겨...스마트폰시장 확대는 '긍정적'
실제로 삼성전자는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폰에게 국내 휴대폰시장 점유율을 잠식 당했다. 지난달 28일 출시된 아이폰의 영향으로 11월 국내시장 점유율이 10월(56%)보다 6% 하락한 50%를 기록한 것.
아이폰이 출시되자 마자,사전예약 6만5000대가 전체 시장 규모에 포함되면서 국내 시장의 5% 가까이 점유율이 하락했이다.
더군다나 이번 달은 아이폰이 본격적으로 판매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의 다음달 점유율이 5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이후 국내 휴대폰시장에서 5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하지만 오히려 도움이 되는 점도 있다. 옴니아 혼자 고군분투하던 스마트폰시장에서 아이폰이 등장하며 스마트폰 전체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 전체 시장이 커지면 그만큼 옴니아 시리즈의 판매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판매량도 상승중이다. 아이폰으로 인해 SKT가 T옴니아2 보조금을 대폭 늘려 실제 구매가격이 낮아진 이후 판매량은 1일 몇 백대 규모에서 1000대 규모로 상승했다. 더군다나 삼성전자는 보조금을 20만원 가까이 높인 SKT와 달리 출고가를 4만원 가량 내렸을 뿐이기 때문에 별다른 피해가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코비폰의 반응이 좋고, 쇼옴니아, 오즈 옴니아 등이 이번 달에 나오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에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T, FMC와 아이폰 사이 '딜레마'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가장 수혜를 입는 기업이 KT인 것으로 보이지만 속사정을 들여 다보면 KT도 고민은 있다.
KT는 아이폰에 대해 40만원 상당의 높은 보조금을 지원하고 데이터 요금도 낮추는 등 아이폰을 통해 직접적으로 얻는 수익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T가 최근 '쿡앤쇼'라는 용어와 함께 밀고 있는 유무선통합(FMC) 서비스는 아이폰이 골칫거리다.FMC는 집에서는 인터넷전화로, 밖에 나가면 3G 이동통신으로 사용하는 서비스로 쇼옴니아에 적용됐다.
문제는 아이폰 판매가 늘수록 경쟁 제품인 FMC용 쇼옴니아 판매는 위축될 수 밖에 없는 것. 내부적으로 밀고 있는 FMC 서비스가 KT 가입자 확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아이폰 때문에 성과가 저조할 수 있는 상황이다.
KT측은 이에 대해 이미 예상된 문제라며 쇼옴니아에 대한 기업고객 확대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KT 아이폰의 또 다른 고민은 아이폰 지연 배송 문제로 고객의 질타를 받고 있다는 것.
하지만 이같은 문제에도 아이폰이 KT의 가입자 확대와 기업 이미지 향상에 큰 역할을 한 것에 비하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 SKT, 아이폰 열풍 '직격탄'
아이폰이 등장한 이후 표면적으로 가장 피해를 입고 있는 기업이 바로 SK텔레콤이다. 이 회사는 KT와 함께 아이폰 출시 줄다리기를 벌이다 결국 아이폰 출시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후폭풍을 맞고 있다.
경쟁사 KT 아이폰의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가 사전 예약만 6만대를 넘어서며 사회적 이슈가 되자 출시 한 달도 되지 않은 T옴니아2 보조금을 대폭 늘려 기존 충성고객의 비난을 받고 있다.
아몰레드폰보다 최신 T옴니아2가 가격이 낮아지는 기이한 현상도 발생했고, 아이폰 견제를 위한 댓글 알바 모집 논란에도 휩싸이는 등 회사 이미지에 좋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SKT는 이에 개의치 않고 수억원을 투자해 대대적인 T옴니아2 마케팅을 하는 등 아이폰 견제에 꾸준히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엔 아이폰을 다시 들여올지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이 한 나라에서 복수사업자를 허용한 예가 없어서 아이폰 도입은 어려울 전망이다.
더군다나 아이폰으로 인한 스마트폰 시장 확대에 따라 KT 쇼옴니아와 LGT 오즈옴니아와도 경쟁을 펼쳐야 하는 힘겨운 입장이다.
SK텔레콤은 내년에 출시할 구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탑재한 스마트폰에 기대를 걸고 있다.
◆LG전자, '아이폰 전장' 참가 조차 못해
LG전자야 말로 아이폰 열풍에 숨겨진 최대 피해자라고 볼 수 있다.
아이폰과 옴니아2의 대결구도가 주목받으면서 스마트폰이 부각됐고, 스마트폰 대비가 상대적으로 늦은 LG전자로서는 '아이폰 전장'에 참가조차 하지 못한 꼴이됐다.
더군다나 아이폰과 옴니아2 등이 가격까지 낮아지면서 하반기 야심작 뉴초콜릿폰은 가격 경쟁력도 잃었다. 세계 3위 LG전자가 국내에서는 경쟁구도에서 조차 배제되는 상황인 것.
KB투자증권 조성은 연구원은 "내년 스마트폰의 공백은 물론, 하이엔드폰에서도 부진 정도가 당초 예상을 크게 넘는다"며 "기본 북미 시장의 충격뿐만 아니라, 내수 시장의 급격한 이익 축소와 유럽 시장의 이익률 감소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LG전자 목표주가도 19만4000원에서 10만1000원으로 48% 하향 조정했다.
LG전자는 이달 중 윈도 모바일 6.5를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를 시작으로 내년 스마트폰 라인업을 확대한 다는 방침이지만 늦은 대응이 아쉬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