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풋백옵션 행사시기를 3개월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던 것을 철회하고 한달 연장의 수정안을 제시해 풋백옵션을 보유한 산업은행의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풋백옵션은 지난 2006년 금호아시아나가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18개 재무적 투자자(FI)들로부터 4조원대의 금액을 지원받는 대신 올 12월 15일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3만1500원을 밑돌면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한 계약이다.
산은은 2006년 금호의 대우건설 인수 당시에는 FI로 참여하지 않았으나 D증권과 생명이 옵션을 유동화한 2000억원 규모의 증권(ABS)을 발행할 당시 채권등급을 높이기 위해 신용을 제공했다.
금융권에서는 ABS를 인수한 기관이나 개인이 애초의 투자수익률을 얻지 못할 경우 이를 보증한 산은이 책임을 지게 되는 만큼 산은이 사실상 FI로서의 법적 지위를 갖게 된다고 보고 있다.
채권단은 금호 쪽의 협상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우건설 매각 실패에 대비한 비상대책 수립에 착수했다.
시장에서는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떠맡거나, 채권단이 금호산업에 대한 출자전환을 통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진행하는 방안 등이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또한 만약 대우건설 매각이 무산된다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곤란해져 어쩔 수 없이 산은이 직접 대우건설을 인수할 것이란 관측이 시장에선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는 몇가지 걸림돌이 있어 결코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관계자는 “산은의 사모펀드가 투자자들을 모으는 데 시간이 걸리고, 여기에 참가하는 투자자들도 최대한 싼값에 사려고 할 것이라서 가격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호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려면 비싼 가격에 대우건설을 사줘야 하는데, 이 경우 산은이 특혜 시비에 시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은도 사모펀드롤 통한 대우건설 인수 방식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방침이다.
산은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대우건설 매각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산은이 사모펀드를 조성해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방식은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