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하나가 틀린 겁니다. 상장사 중에 뭐 이렇게 유사한 사명을 가진 회사가 많을까요. 어디에 하소연 할 때도 없고...”
지인으로부터 종목을 받아 코스닥 상장사 종목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유사한 이름을 가진 다른 기업의 주식을 투자해 손해 본 K 모씨(40세)의 이야기다.
최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상장사들의 유사한 사명이 많아지면서 투자자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사한 이름을 가졌지만 전혀 다른 업종을 영위하고 있는가 하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상장사에 각각 알파벳 하나 차이로 나란히 등록된 기업도 있다.
특히 편의를 위해 각 증권사 HTS 제공되는 글자 완성 프로그램으로 서둘러 종목에 매수하다가 다른 종목을 매수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된다.
대표적인 종목들은 바이오 업종에 등록된 기업들이다.
바이오 업종 상장 기업들은 특성상 ‘바이오’ 라는 이름을 사명에 붙이면서 이같은 헤프닝이 발생하게 되는 것.
코스닥 상장사 중 ‘바이오’ 이름을 가진 회사는 바이오니아를 비롯해, 바이오랜드, 바이오메드랩, 바이오스마트, 바이오스페이스, 바이오톡스텍, 바이오하이텍 등 7개 기업이다.
이중 바이오스마트는 바이오 업종과 다른 IT, 하드웨어 장비 업종이다.
또한 사명의 앞글자가 똑같고 뒤에 한 글자 차이가 나는 기업들도 상장사들 중에 수두룩하다.
유가증권시장의 ‘디아이씨’는 운송장비 업체이며 코스닥 상장 IT 부품 업체인 ‘디아이디’. 유가증권시장 상장 유통업체인 ‘로엔케이’와 코스닥 상장 ‘로엔’ 등이 그 예이다.
코스닥 시장에 나란히 등록된 ‘비엔디’, ‘비엔알’ 등도 한 끗 차이로 이름은 엇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업종을 영위하고 있다.
이밖에도 ▲바이넥스, 바이넥스트창투 ▲비에스이, 비에이치, 비에이치아이 ▲알에프세미, 알에프텍, 알프텔 ▲아이디에스, 아이디엔, 다이디스 ▲한국기술산업, 한국기술투자, 한국기업평가 ▲지코, 지코앤루티즈 ▲DSR제강, DS제강 등이 있어 투자자들의 혼동케 하고 있다.
코스닥 업계 관계자는 “상장 기업 수가 늘어나면서 유사한 이름을 가진 종목들이 있다”며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에 주식관련 인터넷 게시판에 ‘보이지 않는 낚시질’이란 ID를 쓰는 누리꾼은 “제재한 방법은 없겠지만 상장할 때 투자자의 혼동을 막을 수 있는 사명의 경우 달리 상장하게 하는 방안 등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