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코리아'에 매출 1천억 SW기업 한곳도 없다

입력 2009-12-14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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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가치 제대로 인정 못 받아... 경쟁과열로 가격도 떨어져

IT 기반 산업으로 평가받는 소프트웨어(SW)산업이 국내에서 여전히 영세성을 떨치지 못하면서 대한민국이 IT 강국이라는 칭호가 무색한 수준이다.

14일 SW업계에 따르면 올해 매출 1000억원을 넘는 SW기업은 단 한곳도 없을 전망이다. 작년에는 티맥스소프트가 최초로 매출 1000억원을 기록했었지만 1년만에 ‘도로아미타불’이 된 셈이다.

티맥스소프트는 올해 3분기까지 570억원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통상 4분기에 매출이 집중되지만 올해 경영상황이 상당히 악화됐음을 감안하면 1000억원 달성은 무리라는 지적이 다수다. 티맥스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1021억원으로 1000억원을 간신히 넘었었다.

티맥스소프트는 3분기까지 영업적자 315억원, 순손실 397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엔 본사 사옥 매각, 사업 구조 재편 등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I사업에 치중하면서 손실이 커진 측면도 있지만 경기불황에 따른 공공 및 금융권의 IT 프로젝트 발주 감소가 치명타였다.

다우기술은 3분기까지 82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에 이어 1000억원 달성이 무난해 보인다. 영업이익 94억원, 순이익 328억원 등 내실도 좋다.

하지만 다우기술은 뿌리오ㆍ엔팩스 등 서비스 매출 비중이 23.7%, IBMㆍ시트릭스ㆍ스토리지텍 등 외산제품의 유통 매출 비중이 35%에 이르는 등 순수 SW 개발 업체로 규정짓기가 힘들다. 실제로 다우기술의 자체개발 SW사업 매출 비중은 1.2%에 그친다.

지난 11월 3사(더존다스ㆍ더존디지털ㆍ더존비즈온)를 합병한 더존비즈온은 올해 매출 1000억원을 무난히 넘길 전망이다. 3분기 기준 매출이 더존비즈온 554억원, 더존다스 183억원, 더존디지털 150억원 등 총 887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더존비즈온은 순수SW 기업에 해당하지 않는다. 장순열 한국IDC SW담당 연구원은 “더존비즈온은 서비스와 유통 매출 비중이 높아 SW기업으로 분류하지 않는다”며 “올해 SW매출 역시 1000억원이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대표 SW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안철수연구소는 3분기까지 469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연초에 목표로 제시한 704억원에는 한참 모자라는 수치다. 지난 3년 동안 연간 매출로 435억원, 562억원, 660억원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지만 1000억원 달성이 언제쯤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셀런으로 주인이 바뀐 한글과컴퓨터는 3분기까지 34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목표치인 535억원에도 거리가 있다. 지난 3년간 연간 매출도 470억원, 477억원, 433억원으로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오리엔탈리소스로 최대 주주가 바뀐 핸디소프트는 3분기 누적 매출이 126억원이다. 지난해 매출 263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최근엔 사업 다각화를 천명하며 몽골 광산업 진출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매출 1000억원 이상 국내 SW기업을 찾기 힘든 배경에 대해 장순열 연구원은 “국내 SW시장이 워낙 작은데 반해 SW업체들이 워낙 많다”며 “국내에서 매출 1000억원 이상을 올리는 SW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IBM 등 단 3곳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이어 “SW업체들은 제품판매보다 유지보수 비중이 높아야 하는데 업체간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유지보수료가 너무 낮다”고 지적하며 “SW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풍토, 해외진출에 적극적이지 못한 점 등도 SW업체의 영세화에 한몫을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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