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포수' 통해 리더십 배운다

입력 2009-12-13 10:57 수정 2009-12-1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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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포수의 리더십' 보고서 발표

야구경기에서 안방마님이라 불리는 포수를 경영의 시각으로 바라보자는 보고서가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13일 '포수의 리더십'이란 보고서를 통해 "포수는 투수나 유격수에 비해 겉으로 화려하지 않지만, 기업 경영의 시각으로 포수를 들여다 보면 리더십 관점에서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고 밝혔다.

포수는 전체 야수들을 바라보면서 경기하는 유일한 포지션이다. 투수를 포함한 8명의 야수가 모두 상대 타자의 방망이 끝만 바라보고 있을 때, 포수는 그런 동료의 움직임을 전체적으로 관찰한다.

마치 다수의 구성원들을 동시에 바라봐야하는 조직의 리더와 같다는 설명이다.

좋은 포수의 제1 조건은 넓은 시야다. 크건 작건 조직을 책임지는 리더라면 넓은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 중요한 업무나 우수한 인재에만 시야를 좁혀서는 곤란하다.

코닝의 HR부사장인 리처드 오리어리는 한국에서 열린 2009년 글로벌 HR포럼에서 “1%의 핵심인 재에만 집중하다 99%의 더 중요한 역량들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리더는 조직 내부와 외부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변화, 모든 팀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필 수 있어야 한다.

팀을 승리로 이끄는 포수들은 상대 타자나 심판 등 다양한 인물의 심리를 잘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포수의 심리 활용 능력은 저절로 얻어지지 않는다. 뛰어난 포수와 그렇지 못한 포수는 경험과 학습량에서 판가름된다. 국내 프로야구의 경우 포수는 한 팀에 보통 20여 명이나 되는 투수 모두의 강약점, 투구성향과 성격까지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심리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평소 끊임없는 관심과 이해 노력 등 많은 학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조직을 이끄는 리더는 알 필요가 있다.

포수는 야구에서 가장 힘들고 고단한 포지션이다. 무거운 장비를 갖추고 쭈그려 앉아 경기를 한다. 홈으로 쇄도하는 주자를 온몸으로 저지해야하는 것도 포수의 몫이다.

포수는 앞에 나서기 보다 언제나 뒤에서 없어서는 안될 기여를 하는 ‘그림자 리더십(Shadow Leadership)’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

준다.

그러나 리더는 포수와 마찬가지로 힘든 역할에 불만을 품어서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 알아주든 그렇지 않든 조직에 대한 기여와 부하들의 성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보람을 느낄 때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

포수는 야구장의 ‘안방마님’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홈플레이트 뒤에서 경기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투수에게 가장 편안한 품을 제공하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편안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누구나 더 많은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부하에게 편안함을 주려면 불안한 모습으로 실투성 공을 던지는 부하를 ‘온 몸으로 블로킹’ 해주는 노련한 포수와 같은 리더가 되어야 한다.

보고서는 리더가 아닌데 어떻게 리더십을 미리 배울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면 포수에게서 힌트를 얻어야 한다고 밝혔다.

포수는 다른 모든 포지션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진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경험해 보지 않았던 업무나 분야의 지식에 대한 필요성이 더 커지게 된다. 조직에서도 평소에 나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사람과 업무에 관심을 가져야 해야 '준비된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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