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가 저가구매인센티브제 등을 골자로 한 약가개선안 발표를 돌연 취소하고 무기한 연기하기로 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이번 약가개선안에 대해 업계안팍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던 상황에서 이같은 결정이 나오자 '불가피한 수정'과 '시간끌기'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정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당초 복지부는 '의약품 거래 및 약가제도 투명화 방안' 브리핑 시간을 15일 10시로 공지했다.
그러나 지난 14일 오후3시경 브리핑 시간이 1시간 뒤로 연기됐다고 변경공지한 복지부는 채 3시간이 되지 않아 아예 브리핑을 취소하고 무기한 발표를 연기한다고 재공지했다.
따라서 같은날 예정돼 있던 보건산업 발전포럼 토론도 무기한 연기됐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 포럼에선 이번 약가개선안을 주도했던 복지부 TFT 임종규 팀장이 동일한 내용의 개선안을 발표하기로 돼 있었다.
현재 복지부는 취소 및 연기 사유에 대해서는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대해 제약업계는 일단 잠시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의지가 강했던 만큼 단순히 시간을 벌기위한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업계는 이번 개선안이 무리한 ‘약가인하’를 초래, 제약산업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수 있다며 상당한 우려를 해왔다. 실제 이와관련 제약협회는 최근 청와대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이번 개선안에 상당폭의 약가인하 내용이 포함된 것이 여러 언론에 노출된 이후 복지부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계속 함구해 왔다”며“업계뿐만 아니라 일부 시민단체와 국회 복지위 소속 의원들까지 강한 반대를 하는 등 비판 세력들이 늘어나자 이를 의식해 ‘시간끌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발표예정일 하루전인 지난 14일 복지부 TFT직원들이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만나 정부의 제도개선안을 설명했고 이 과정에서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이에 정부 관계자들이 제도를 보완·수정하기로 결정했다는 것.
한편 관련업계에 따르면 15일 발표예정이었던 개선안에는 리베이트 수수시 1년이하 징역을 내용으로 하는 ‘쌍벌죄’ 조항과 의약품 저가구매시 요양기관에 인센티브를 주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의약품 공급자가 신고한 실거래가격을 1년단위로 확인해 품목별 가중평균 가격으로 약가를 인하하는 '평균 실거래가제' 등 그동안 논의됐던 주요 내용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