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에이테크솔루션과 신화인터텍 등 LED TV 관련 협력사의 지분을 연이어 인수하는 가운데 광학 기술 전문인 삼성디지털이미징을 흡수합병했다.
증권업계는 이처럼 삼성전자가 협력사와 계열사의 지분을 취득하는 것에 대해 미래사업에 대한 준비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LED TV 사업에 필요한 부문을 갖고 있는 협력사와 관계를 강화하면서 미래사업에 필요한 부문이 있다면 언제든지 계열사와 협력사의 지분을 취득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진투자증권 전성훈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미래사업을 위해 협력사와의 사이를 도모하고, 필요한 사업부문에 대해 본사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며 “예전에 LG전자가 협력사의 지분을 취득해 시너지 효과를 노렸듯이 삼성전자도 협력사와 계열사에 투자해 디지털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목적이다”라고 설명했다.
◆ 광학기술 확보로 디지털 관련 미래사업 투자
삼성전자는 15일 전문 광학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디지털이미징을 흡수합병했다고 공시했다. 합병 목적은 디지털카메라 사업을 빠른 시간 내에 일류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판매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다른 제품과 통합 마케팅을 추진해 오는 2012년 디지털이미징 사업에서 매출액 5조원과 세계 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업계는 이러한 삼성전자의 합병에 대해 디지털카메라의 일류화라는 목적도 있지만, 가장 큰 목적은 광학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해 디지털 사업부의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광학기술은 반도체 도강작업에서 활용되는 핵심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제조사로서 디지털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을 자체 생산함으로써 디스플레이와 휴대폰, 프린터 등을 중심으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하고자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디지털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을 자체적으로 생산할 경우 외주 비용이 절감되는 것은 물론, 디지털 제품 생산과 유통, 마케팅 라인을 일원화할 수 있다.
HMC투자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삼성디지털이머징만으로 디지털카메라를 일류화하기에는 힘들고 삼성전자 내부에서 생산하는 캠코더와 중복되는 점도 없지 않다”며 “중복되는 것을 과감히 잘라내고 삼성전자라는 통일된 브랜드 안에서 디지털 제품을 일류화하겠다는 것이 목적이다”라고 말했다.
솔로몬투자증권 이종민 연구원은 “광학기술 등 핵심부품 제조 기술과 세트간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향후 디지털 완전체라는 세계 유일의 디지털 1등기업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생각”이라며 “이로써 정체기인 기존 IT시장에서 사업부문별 시장지배력을 확대해 실적 증대 및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LED TV 부문 강화 위해 협력사 지분 인수
삼성전자는 LED TV 부문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핵심기술을 갖고 있는 에이테크솔루션과 신화인터텍 등 협력사들의 지분에 투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월 기술 보호 차원이라며 에이테크솔루션 지분 15%를 인수했으며, 신화인터텍이 발행할 300억원 규모 BW(신주인수권부사채)의 신주 인수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신주인수권 모두를 행사할 경우에는 신화인터텍의 지분 10.7%를 확보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3분기 기업설명회(IR) 당시 계열사와 협력사에 대한 인수 또는 지분출자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에이테크솔루션에 이어 신화인터텍의 지분까지 인수했다. 또 계열사인 삼성디지털이미징까지 흡수합병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미래사업, 특히 LED TV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는 협력사에 대한 추가출자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분투자로 핵심 협력사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LED TV의 생산과 조립 라인을 일원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니와 LG전자, 파나소닉 등 전자업체들은 LED TV 사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LED TV 경쟁이 심화될 것을 대비해 TV용 휘도 향상 필름을 준비하고 있는 신화인터텍 등 핵심 부품 공급처를 미리 확보해두겠다는 것이다.
토러스투자증권 이승철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현재 LED TV 시장을 선점하고 있지만, 향후 경쟁이 심화될 경우에는 핵심 부품의 공급선을 확보한 업체가 시장 선점에 성공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이에 대비해 LED TV 관련 핵심 업체들을 확보해둠으로써 시장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