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대우건설 매각가 하락시 유동성 우려 '재점화'

입력 2009-12-16 15:24 수정 2009-12-1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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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1만7천원 결정시 7천억 추가 부담 발생 ...유동성 확보위해 다른 자산 매각 불가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자베즈파트너스에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대금은 24억달러로 1주당 1만7000원선으로 시장의 예상보다 크게 할인된 금액이다.

이에 따라 금호그룹 대우건설 매각대금 이외에 FI에게 추가로 지불해야 할 금액은 당초 9000억원대에서 1조4000억원 정도로 늘어나 금호그룹의 부담이 가중돼 유동성 문제가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5일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 우선협상대상자 2곳중 자베즈파트너스에 24억달러(약 2조8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하고 막바지 협상중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울러 금호그룹이 이번 주내에 이 같은 계약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금호그룹은 지난달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자로 자베즈파트너스와 TR아메리카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매각대금 2조8000억원은 금호그룹이 희망한 매각 가격인 3조3000억원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주당 가격으로 계산하면 1만7000원선으로 자베즈파트너스가 인수의향서를 낼 때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2만원(+α)에 비해서도 15% 정도 할인된 가격이다.

금호그룹이 FI의 지분을 재매입하는데 필요한 금액은 약 4조2000억원 정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자베즈파트너스와 24억달러에 계약을 맺게 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FI에게 지분매입 금액으로 지급해야 할 금액이 대우건설 매각대금 외에도 1조4000억원 가량이 된다.

여기에 금호그룹 계열사들이 대우건설 지분 매각을 통해 입을 것으로 보이는 손실과 내년 상환해야 할 부채 등을 포함하면 약 2조3000억원 가량이 부족하다.

업계는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풋백옵션을 해결하고 동시에 유동성 위기까지 벗어나기 위해서는 대우건설 매각대금 외에도 약 3조7000억원 가량의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 매각가격이 주당 2만원으로 책정될 경우 금호그룹이 풋백옵션 해결 및 유동성 확보에 필요한 금액은 약 6조원 정도였지만, 1만7000원 정도로 결정되면 약 6조5000억원에서 6조7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하면서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를 동시에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아시아나는 그 동안 대한통운 유상감자와 자산매각 등을 통해 올해 2조5000억원 가량을 확보했다고 밝히고 있다.

대한통운 유상감자를 통해 1조4000억원, 금호오토리스 200억원, 서울고속터미날 2705억원, 금호터미널 2190억원, 아시아나IDT 800억원, 금호생명 4000억원, 베이징루프트한자 500억원, 경기고속도로 지분 640억원, 일산대교 지분 530억원 등이다.

여기에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금호렌터카와 베트남의 금호아시아나플라자 빌딩 매각을 통해 약 5000억원 가량을 더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실제 잔금납부가 끝난 것은 대한통운 유상감자 금액과 금호오토리스 매각대금 뿐이고 나머지는 내년 상반기중 들어온다.

더욱이 미국의 투자목적법인인 TGY와 매각 계약까지 체결했던 아시아나IDT는 최근 TGY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금호생명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던 칸서스자산운용 역시 지난 15일이었던 매각대금 납입시한을 연말까지 연장해줄 것을 금호그룹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자금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대우건설 매각금액이 금호그룹이나 시장의 기대보다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큰데다 기존에 완료했던 계열사 등 지분 매각 딜마저도 삐그덕대고 있는 형국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호그룹이 2조8000억원에 대우건설을 매각하더라도 기존 자산매각 대금 내년 상반기까지 유입될 경우 풋백옵션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한 최저 가격을 2만원으로 상정하면 오히려 유동성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호는 풋백옵션문제와 함께 재무개선 약정 해결을 위해 부채비율 및 유동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인데, 매각금액이 현재 알려진 수준에서 결정될 경우 유동성 확보를 위해 또 다른 자산매각 등의 방법을 찾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호그룹 측은 "현재 대우건설 매각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로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다만 매각 금액이 보도된 내용처럼 낮진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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