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이름이 왜 자주 바뀌는가 했더니...

입력 2009-12-16 14:51 수정 2009-12-1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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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과는 상관없고 운용사들의 마케팅 전략...투자자만 혼란

자산운용업계에서 펀드명 변경이 빈번해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산운용사들이 펀드의 이름을 자주 바꾸는 이유는 실질적인 수익률과는 별반 상관이 없고, 펀드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마케팅 차원에서의 하나의 방법으로 펀드 개명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부턴 자본시장법 시행과 함께 펀드의 종류를 펀드명에 명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삼성투신이 주식에 주로 투자하고 파생상품을 10% 초과해 운용하는 자(子)펀드라면 `삼성○○ 자투자신탁(주식형-파생형)`이라고 명명하게 된 셈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펀드명이 바뀐 펀드는 14일 기준으로 무려 1944개(클래스기준)나 된다. 증시에 상장된 종목 수(1942개)보다 많다.

하지만 최근 펀드 개명은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면이 강하다. 성장주인지, 가치주인지 아니면 배당주 펀드인지 혹은 투자 지역이 어디인지 등을 펀드명만 보고도 판단할 수 있게 바꾸는 것이다.

하지만 펀드 투자자들의 이탈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올해 들어 해외펀드는 2조원, 국내펀드의 경우엔 6조8000억원이 각각 순유출됐다.

최근 신규 펀드 출시도 뜸한 상태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출시된 신생펀드(운용/모펀드 제외. 15일 기준)는 국내주식형 266개, 대안투자 232개 등 총 899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2000여개)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게다가 전체 펀드 9084개(14일기준) 가운데 60%를 차지하는 소규모 펀드(자투리펀드)를 줄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신규 펀드를 만들기보단 기존 펀드를 리모델링해 키우자는 전략이 대두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펀드명 변경인 셈이다. 펀드명을 바꾸고 덩치를 키워 운용사의 대표 펀드로 만들어 보자는 속내가 숨어있다는 것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기존 펀드들 중에서 갑자기 수익률이 좋아질 경우 개명을 통해 공격적으로 마케팅하는 경우도 있다”며 “마케팅 효과를 볼 경우 운용사의 대표 펀드로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개명을 한다고 해서 수익률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며 “일부 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만의 자산 배분 전략에 맞는 펀드 공략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윤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펀드명이 개명 되더라도 운용역이 바뀌진 않는다”며 “실질적으로 펀드명 변경과 수익률과는 별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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