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건강보험 당기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의 약가인하 압박이 증가함에 따라 제약업계의 정책리스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 악화가 빠르게 진행돼 10월에 이어 11월 건강보험 당기수지도 3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11월 누적 4078억원의 당기수지를 기록했다. 12월에도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에 2009년 연간 당기수지는 지난해 대비 1조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건강보험 진료비 중 약값의 비중이 30%에 육박하는 등 점차 증가하고 있어 건강보험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에서 약가인하 등 약가제도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 등재가 결정방식과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국내 건강보험 약제비는 10조300억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1년 4조1800억원보다 2.5배 증가한 것으로 약제비 증가가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안정을 위해 2000년 초부터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내놓고 대규모 약가인하 등 약제비 절감정책을 실시해오고 있고 최근에는 저가구매인센티브제 등 다양한 개선안을 내놓고 있다.
만약 현재의 건강보험 당기수지 적자가 내년에도 계속된다면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에 탄력이 붙을 수밖에 없어 제약업계에는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보험 재정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현재 5.08%인 건강보험료율을 올리는 방법밖에 없지만 정부가 이를 실현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내년에도 정부가 약제비 절감을 위해 어떻게든 약가인하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