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중 8곳 정도는 내년 경제가 좋아져도 현재의 비상경영체제를 계속 운용해 나갈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482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이 바라본 2010년 경제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73.0%가 올해 취했던 비상경영체제를 내년까지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또한 비상경영체제를 더 강화하겠다는 기업도 4.6%나 있어 응답대상 기업 10곳 중에 8개는 내년에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평시 수준으로 정상화시키겠다는 기업은 22.4%에 그쳤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내년 대내외 경제여건이 올해보다 나아진다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 것은 환율 하락과 유가상승 등 불안요인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기업들은 내년 대외적 불안 요인을 묻는 질문에 '유가 및 원자재가 상승(52.3%)', '국제금융시장 불안 재연(22.8%)', '환율하락(15.6%)' 등을 꼽았고, 대내적 요인으로는 '금리상승(38.6%)'과 '재정건전성 악화(25.9%)', '가계부채(20.1%)' 등을 지목했다. 그러나 내년 경제여건은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대외 경제여건에 대해 '올해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57.5%로 가장 많았고 국내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62.2%가 '좋아진다'라는 의견을 냈다.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는 '4%대'라는 답변이 39.2%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5%대'가 25.6%, '3%대' 24.1%, '3% 미만' 8.0%, '6% 이상' 3.1% 순이었다.이 응답들을 종합하면 기업들은 내년 우리경제가 평균 3.9%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대한상의측은 전했다.
내년도 원·달러 환율수준에 대해 평균 1095.5원, 최대 1193.4원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고 두바이유 기준 평균유가는 배럴당 82.5달러, 최대 96.9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개별 기업의 내년 경영실적은 올해 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됐다.기업들은 매출의 경우 올해 마이너스 4.2%에서 내년에는 7.4%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고 올해 평균 7.9% 감소했던 수출도 내년에는 9.3% 정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도 내년에는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51.5%로 가장 많았고,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44.8%,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3.7%에 그쳤다.
신규 고용 계획에 대해서는 '올해보다 늘린다'는 응답이 12.9%에 머물렀고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답이 63.9%로 가장 많았으며 '고용계획이 없거나 줄인다'는 답변도 23.2%에 달해 내년 고용사정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 시행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85.9%가 '준비는 하되 경기가 본격 회복될 때까지 신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내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로 '경기확장정책 유지(48.3%)'를 거론한 기업이 많았고 '신성장동력육성(25.9%)', '규제완화(13.3%)', '노사안정(7.1%)', '녹색성장 기반 마련(4.4%)'이라고 답변한 기업들도 있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세계 금융위기 상황이 끝나가면서 기업들은 내년 경제를 비교적 밝게 보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대내외 불안요인이 많아 적극적으로 경영에 나서지 못하는 만큼 정부는 현재의 정책기조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