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산업·에너지정책 어떻게 추진되나

입력 2009-12-2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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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산업 체질개선·에너지 절약시책 추진…'두마리 토끼' 잡는다

지식경제부가 21일 대통령에게 보고한 2010년 업무계획에는 내년도 5% 경제성장 목표와 함께 '202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마스터플랜' 수립 계획을 제시했다.

이는 경제성장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이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녹색정책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메시지로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녹색정책의 두 축인 온실가스와 에너지 사용량 감축은 자칫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과연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예단하기 어려운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지경부는 내년에 경제 회복의 흐름을 살려 경제성장률 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경부 관계자는 "올해 우리 경제가 글로벌 경제위기를 신속하게 대응·극복해 나갔던 만큼 여러 전문 기관의 전망치와 내년 세계 경제 전망 등을 고려할 때 5% 성장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경부는 현재 세계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자동차·반도체 등 주력산업이 확고한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차세대제품 개발을 지원하는 한편 원전·항공·방위산업·플랜트 등 잠재성장 가능성이 큰 산업을 차세대 수출전략산업으로 본격 육성할 계획이다.

향후 5~10년 뒤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 될 바이오·LED 등 신성장동력사업에 대해 '신성장동력분야 민간투자 활성화방안'을 수립·시행해 민간의 투자애로사항을 적극 발굴·해소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경제체질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R&D) 생산성 제고를 위해 시스템 혁신을 추진하고 글로벌 중소·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전방위적인 지원체제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경부가 추진하려는 에너지·환경 문제를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5% 성장'이 쉽지 않은 목표다.

정부가 내년 하반기 완성할 '202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마스터플랜'은 내년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배출전망치 대비 30% 감축)를 이행하는 원년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책적 강제 수단이 본격화된다는 것. 실제로 지경부는 연간 50만TOE(석유환산톤) 이상 에너지소비 사업장을 대상으로 에너지목표관리제를 시행하고 온실가스 거래제 도입을 위한 법령을 제정하는 등 점차 의무화를 시켜나가고 있다.

지경부가 서울대 등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녹색성장 정책 없이 2020년까지 목표대로 온실가스를 감축할 때 연평균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25%가 될 것으로 조사됐다.

여러 환경단체도 경제의 양적 성장을 어느 정도 포기하지 않으면 정부가 스스로 정한 목표를 이루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성장률 감소 없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루려면 굴뚝형 제조업 위주에서 벗어나야 하지만 아직까지 정부 정책은 철강, 자동차, 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업종이 경제성장의 주 원동력이 되고 있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지경부가 경제성장과 녹색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한국경제의 산업구조를 바꿀 수 밖에 없다"면서 "향후 정책목표를 구체화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 2010년도 업무계획 주요과제

◆주력 산업 경쟁력 높인다

지경부가 내놓은 내년도 업무계획에 따르면 주력산업과 신성장동력은 5% 성장의 핵심이다.

지경부는 휴대폰·자동차 등 주력산업이 위기 이후에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면서 경쟁국과 격차를 확대하는 가운데 시장 회복기를 맞아 선도 부문은 확실하게 리더지위로 못을 박에 놓아야 한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잠재력과 기술력은 크나 마케팅이 부족한 원전 플랜트 등은 차세대 수출산업으로 새롭게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2011년까지 전기자동차 조기 양산을 목표로 내년에 30대 규모의 전기차 시험제작 및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충전시스템 표준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에만 원천기술 개발에 685억 원을 투입하는 한편 30개 전략부품·50개 부품업체를 선정·개발 중이다.

또 안전성·성능평가, 충전소설치, 전기차 전용요금제 등 제도도 정비하기로 했다.

반도체 분야에선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원천기술 및 시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4세대 이동통신기술과 스마트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세계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수출실적이 부진했던 원자력발전소, 방위산업, 항공, 플랜트 등 4개 분야는 수출 전략 산업으로 육성한다.

원자력발전소는 중동 등 주요 잠재시장별로 도입 시기, 사업위험도 등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국가별 맞춤형 수주노력을 전개하여 수출의 돌파구를 마련키로 했다.

특히 선진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순수 우리기술의 원자로(APR+) 개발을 2012년까지 조기 완료해 우리 독자적인 수출 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방위산업은 정부 차원의 마케팅 지원이 확대되고, 특히 내년 4월까지 국방산업 선진화를 위한 '민·군 기술협력 활성화 방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중 '10대 핵심 항공기술' 육성 등을 골자로 한 항공산업 선진화 전략도 공개된다.이 전략은 민항기 수출까지 염두에 둔 것이다. 플랜트 분야에선 기자재산업 육성 대책을 수립해 국산화율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30억명'을 잡아라…신흥국 시장 집중 공략

지경부는 금융위기 이후에는 미국 등 선진시장의 소비가 줄어드는 가운데,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이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선진국 G-7 10억 시장이 신흥개도국이 참여하는 G-20 '+30억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어 새로운 시장기회가 열리게 된다며 ▲ 중국, 인도, 아세안 등 시장별 차별화된 진출전략 ▲미들(Middle)제품, 서비스, 복합시스템 등 수출품목 다변화 ▲수출금융, 시장진출 기반 등 글로벌 수준의 무역거래기반 구축 등을 추진키로 했다.

중국의 경우 베이징권과 상하이권 등 권역별 수출전략을 세워 유통과 게임 같은 서비스 산업 분야 진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인도와 아세안 시장에선 한류를 활용한 현지 진출을 본격화하고, 아프리카와 중동에선 플랜트와 발전 등 대형 인프라사업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적당한 가격과 중고급 품질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은 이들 '미들 시장'에서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중소기업 간 공동 기술개발과 중소기업 현지생산 거점 구축을 추진키로 했다.

◆R&D체계 혁신…3천억원 지원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위해 지식경제 위주의 산업구조 개편이 추진된다.특히 기술개발에 머물던 R&D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꿔 비즈니스로 발전하는 'R&BD' 체제를 구축한다.

R&D 과제 기획 단계부터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상대평가를 통해 중간에 탈락시키는 사례도 늘릴 계획이다.연구비 사용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대책으로 국세청과 연계한 `실시간 통합연구비 관리 시스템'도 가동한다.

'쪼개기'식 지원 관행도 바뀌어 대형 과제 위주로 지원이 이뤄진다. 당장 내년 상반기 중 10대 미래산업 줄기기술을 선정, 최대 3000억원 원을 5~7년간 장기 지원하는 `대형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키로 했다.

기능이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정부출연 연구소를 과감히 통합하는 등 '산업기술 출연연 조직 선진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세계적 트렌드인 '융합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6월에는 '융합신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한다.

이를 위해 산업융합촉진법 제정을 추진하는 한편, IT와 주력산업 간 융합 활성화를 위한 '10대 융합산업'도 발굴한다.

◆녹색성장 강력 추진

지경부가 밝힌 '녹색성장'의 두 축은 '2020 마스터플랜'을 큰 그림으로 하는 온실가스 감축과 강력한 에너지 절약시책 추진 방침이다.

지경부는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목표대로 5% 성장하면 에너지 소비는 올해보다 4.7% 늘어난 2억5200만TOE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경부는 이같이 추산된 에너지 소비를 전년 대비 3%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강력한 에너지 절약 정책의 첫 단계로 가격체계를 전반적으로 손볼 계획이다.

지경부는 생산원가보다 낮은 에너지 가격을 현실화하기 위해 내년 3월부터 연료비에 맞춰 도시가스 공급가를 결정하는 연동제를 되살리고 전기요금도 내년 시범시행을 거쳐 2011년부터 이 제도를 본격 적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 6월께 종합적인 에너지 가격체계 개선방안을 수립한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고, 결과적으로 서민생활과 직결된 도시가스와 전기 요금이 오를 공산이 크다.

정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에너지 바우처제 도입 등을 통해 사회취약 계층에 최소한의 에너지 사용을 보장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문은 에너지비용 절감을 위한 전사적 에너지관리시스템에 대한 업종별 표준모델이 발굴된다. 국내서는 삼성코닝 등 14개 사업장이 추진 중이다.

지경부는 10개 업종(철강, 정유, 시멘트, 석유화학, 자동차, 기계, 전자, 제지,섬유, 발전 등)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시스템구축에 필요한 계측장비, 정보화기기 등에 대한 자금지원이 가능하도록 에너지절약시설 설치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연간 2000TOE 이상을 소비하는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 2903곳엔 에너지 관련 자격증 보유자를 에너지 관리자로 선임토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에너지관리공사가 각 지역센터에 '에너지 서포터'를 두고 중소기업의 에너지 관리 업무를 대행토록 하는 한편, 산업부문과 연계해 건물의 에너지 목표관리제도 시범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내년엔 공공기관 중 에너지사용량이 가장 많은 인천공항공사와 코엑스가 시범 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아울러 에너지 효율등급제가 내년 신축되는 공공건물을 시작으로 2011년 신축 공동주택, 2012~2015년에는 기존 건물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되고, 건물 등기부등본, 부동산 매매계약서에 건물의 에너지효율등급을 표기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지경부는 수송부문은 강온 양면 전략을 사용키로 했다. 배기량, 사용유종에 따라 비교대상의 차종별 연비우수 차량을 발표해 고효율차량 생산과 판매를 촉진하기로 했다.

자동차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2012년부터 적용되는 연비, 온실가스 규제의 세부추진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현재 리터당 기준연비는 1600cc이하는 12.4km, 1600cc이상은 9.6km이나 향후에는 모두 리터당 17km이상, 온실가스 140g/Km 이하로 강화된다.

◆'품격 있는 대한민국' 만들기

이번 지경부 업무보고에는 저평가된 국가 이미즈를 높이기 위한 방안도 들어 있다.

우선 세계가 인정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키로 했다. 불합리한 기술 규제의 통폐합과 세무·노사 제도의 선진화 및 투지거래 규정 완화 등이 개선 방향이다.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현금지원도 강화도리 방침이다.

특히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실적이 부진한 경제자유구역에 이전보다 광범위한 자율권을 부여할 계획이다.또 G20 정상회의를 국가 이미지 제고의 기회로 활용키로 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 노력을 부각시키기 위해 녹색성장 분야의 투자확대와 녹색기술 국제협력 등이 정상회의 의제로 채택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상회의에 사용된 에너지 총량을 자발적 배출권으로 구매해 이른바 '탄소중립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할 예정이다. G20 정상회의와 병행해 투자설명회와 박람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제품안전기본법을 제정하는 등 친서민 생활안정 대책을 추진하는 것도 내년도 주요 업무계획에 포함됐다.

지경부는 이와 관련해 휴대전화 문자입력 방식 등 50대 생활표준 제정을 추진하는 등 생활 속의 국민불편 사항을 발굴해 해소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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