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이 동부화재 주식 300만주를 장내 매도함으로써 동부화재의 계열 자금 우려 리스크를 한층 덜었다는 분석이다.
김준기 회장이 매도한 물량이 수급 우려를 일으킬 만큼의 물량도 아닐뿐더러, 오히려 동부화재가 계열사 자금 지원 리스크에서 해제되는 시그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최근 연내 35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동부하이텍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증권업계는 동부화재가 김 회장의 사재 출연으로 계열사 자금 지원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도 된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김준기 회장은 21일 공시를 통해 지난 18일 장 마감 이후 동부화재 지분 12.11%(약 856만주) 중 4.24%(300만주)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대금은 주당 3만900원으로 총 978억원 규모이며, 이는 모두 동부하이텍 재무구조 개선에 들어가게 된다.
동부화재의 주가는 300만주의 물량 부담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오히려 현재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동부화재는 21일 현재 종가로 950원(2.98%) 오른 3만2800원을 기록했다.
이는 동부화재의 계열사 지원 리스크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사재출연과 동부하이텍 농업부분, 유화부문을 매각해 총 1조5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자금조달이 쉽게 마무리되면 동부하이텍의 반도체 부문 차입금은 4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한다.
증권업계도 동부화재 주가 향방에 대해서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메리츠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동부화재 주가가 올해 주당 3만5000원 정도까지 올라간 후 김 회장의 대량 매도가 예상돼 많이 하락했다"며 "김 회장의 추가 매도가 더 이상 예상되지 않고 동부화재의 계열사 지원 리스크가 해소되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가는 어느 정도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화증권 오영운 연구원도 "이미 수급 관련 부담이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현재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동부화재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오히려 김 회장의 추가적 매도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됐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한편 김 회장은 최근 동부하이텍에 대여한 동부화재 주식을 담보로 발행된 두 종류의 사모사채 ‘동부하이텍 103회차’와 ‘동부하이텍 112회차’를 지난달 3일 전액 조기상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