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에게 저금리로 사업자금을 대출해주는 ‘미소금융’(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1일 미소금융중앙재단에 따르면 이달 안에 기업과 은행이 설립하는 11개 미소금융재단이 모두 출범되며 미소금융중앙재단이 직접 설립하는 지역법인도 연내 대출업무를 개시할 예정이다.
삼성.현대기아차.SK.LG.포스코.롯데 등 6대 기업과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은행 등 5대 은행이 각자의 이름을 건 미소금융재단의 영업을 이달 중 시작한다.
삼성은과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현대기아차는 이미 지난 15일부터 18일 사이에 모두 미소금융재단 개소식을 끝냈다.
LG와 하나은행, SK, 포스코 등이 설립하는 재단은 모두 이번 주에 문을 연다.
롯데와 기업은행이 운용하는 미소금융재단 사무실은 각각 28일과 30일부터 대출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이 직접 설립하는 지역법인은 이달 24일을 시작으로 내년 2월까지 11개 지점이 차례로 설립될 예정이다. 정부는 내년 5월까지 기업ㆍ은행이 설립하는 재단을 포함해 50여 개 지점을 전국에 설치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200~3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영세 자영업자 창업자금.운영자금 지원미소금융 대출상품은 ▲프랜차이즈 창업자금 대출 ▲창업 임차자금 대출 ▲시설개선자금 대출 ▲운영자금 대출 ▲무등록사업자 대출 등 다섯 가지다. 주로 영세 자영업자가 지원대상이며 대출금리는 4.5% 이내로 결정됐다.
프랜차이즈 창업자금은 이미 시장에서 검증을 받아 성공 가능성이 큰 소규모 업체의 기술과 브랜드 등을 창업희망자가 활용할 때 지원하는 대출이다.
일반적으로 1000만 원 이내 소액대출 위주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5000만 원까지도 대출할 수 있는 상품이다.
창업임차자금은 영세 자영업자가 안정적인 자립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사업장 임차보증금을 지원하는 상품으로 대출한도는 5000만 원이다.
운영자금은 제품, 반제품, 재료 등의 구입비를 지원하며, 시설개선자금은 생계형 차량이나 비품집기를 구입할 때 대출이 가능하다. 두 상품의 대출한도는 각각 1000만 원이다.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았거나 등록대상이 아닌 영세 자영업자에게 차량, 비품, 집기 구입비 등을 대출해주는 무등록사업자대출의 대출한도는 500만 원이다.
하지만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저신용ㆍ저소득층에게 지원되는 만큼 대출자격은 엄격하다.
3대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정보, 한국신용평가정보, 코리아크레딧뷰로 중 1개사 이상에서 개인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여야만 가능하다.
특히 저신용자라도 보유재산이 8500만 원(대도시는 1억3500만 원) 이상이면 지원을 받을 수 없고, 보유재산 대비 채무액이 50%를 초과하는 사람도 대출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은행연합회 신용정보전산망에 연체, 대위변제, 부도 등 신용도 판단정보와 국세 및 지방세 체납정보, 파산 등 공공정보가 등재된 사람은 원칙적으로 미소금융을 이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대출신청을 하려고 미소금융재단을 방문했다가 바로 발길을 돌리는 신청자들도 상당수 있다.
보유재산 요건이나 연체기록 등의 미소금융 대출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권 한 전문가는 “이 기금이 성공하려면 철저한 대출심사를 통해 자활의지와 상환 능력을 잘 따져서 해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