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사장이 구상하고 있는 내년 삼성전자 경영 전략의 일단이 드러날까. 이재용 부사장이 최고운영책임자 자격으로는 처음으로 IT계의 거물들이 모이는 내년 '소비자 가전전시회(CES)'에 참석할 예정이다. 벌써부터 이 부사장의 입과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사장은 거의 매년 CES를 찾아 관람해 왔는데, 지난 2007년 CES에서는 처음으로 기자간담회에 나서면서 언론에 공식 데뷔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삼성전자 경영에 발을 내딛은 이 부사장이 이번 CES에서 자신의 경영전략의 일단을 내비칠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이 부사장이 매년 CES를 참관했고, 올해도 갈 것”이라면서 “CES가 사람들이 만나는 행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고객사들과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이 고객사들과의 잇따른 만남을 통해 자신의 경영전략을 견줘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셈인데, 이를 통해 좀 더 다듬어진 사업구상이 공개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경영전략의 공개를 떠나서 이재용 부사장은 이번 CES에서도 삼성전자 단독대표로 확정된 최지성 사장과 동행하게 된다. 이에 따라 최지성 사장과 이재용 부사장 사이에서 삼성전자의 장기로드맵도 보다 밀도 있게 공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동행여부도 관심거리다. 이 전 회장은 CES와 인연이 없어 지난 2년 동안은 참관하지 못했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의 내년 CES 참석 계획은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매년 (이 전 회장이 CES에) 가시는 것에 대비를 해 왔고, 이번에도 회사차원에서 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해 참석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전 회장은 이번 CES에 참석하게 되면 지난 8월 대법원 확정 선고 이후 처음으로 외부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과거 고 이병철 회장은 직접 이건희 전 회장과 현장을 함께 다니는 것으로 경영수업을 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이재용 부사장이 정기인사를 통해 본격적으로 경영의 한 축을 책임지게 된 상황에서 이건희 전 회장도 이번 CES에 이 부사장과 동행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