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올해 한 해 악화됐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자금 조달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들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채권발행이 되지 않자 유상증자와 기업공개(IPO)를 크게 늘렸으며, 경기회복에 따라 시설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자산을 유동화시켰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11월 국내 기업들의 자금조달 실적은 전년동기보다 10조9000억원(10.8%) 증가한 112조3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 기업공개와 유상증자는 각각 71.4%, 87.7% 늘어난 1조2207억원, 7조729억원을 나타냈다.
올 초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던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등을 발행해왔지만, 채권금리가 상승하고 채권가격이 떨어지면서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채권 발행을 할 수 없는 중소기업들은 기업공개를 통해 공모자금을 모았고, 대기업들은 유상증자를 실시해 주주들의 주식을 희석시키면서까지 자금을 필사적으로 조달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회복에 따른 투자자금을 확보하고 대출을 상환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해야 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의 1월부터 11월까지의 자금조달 통계를 보면 중소기업은 기업공개에서 81.2% 증가한 9029억원을, 코스닥 기업들은 119.7% 크게 늘어 8610억을 기록했다.
반면 대기업은 유상증자에서 173.5% 증가한 4조4264억원, 유가증권 상장기업들은 162.9% 증가한 3조8206억원을 나타냈다.
일반기업의 ABS 발행도 같은 기간 307.3% 증가한 4조5171억원을 기록했으며, 금융회사는 26.9% 늘어난 15조3574억원을 기록했다.
용도별로는 시설목적자금이 358.0% 크게 늘어난 5조7045억원을 기록해, 기업들이 경기회복에 따라 투자를 확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운영 자금이 올 11월 전년동기대비 104.6% 늘어난 28조4123억원을 기록해 기업들이 현금자산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투자자금과 현금자산을 늘림으로써 불확실성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채는 전년동기보다 크게 줄어 47.6% 감소한 25조9412억원을 기록했으며, 제2금융권도 2.3% 줄어든 15조4713억원을 나타냈다.
금융권도 채권금리가 높고 채권가격이 낮은 상황에서 은행채와 금융채를 발행하기란 무리였고, 환율이 안정되면서 유동부채가 줄어들어 재무구조가 점차 개선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