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란 씨(24·사진)는 올해 2월 게임업체 넥슨과 인연을 맺으며 게임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대부분 여성들이 게임을 부담스러워 하는 성향이 짙지만 이 씨는 어릴 때부터 언니와 함께 게임을 즐기며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의 꿈을 키워왔다.
“어릴 때 미술에 대한 소질을 발견하고 꾸준히 노력했지만 중학교 때 부모님들의 반대로 잠시 미술을 그만뒀었어요.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미술을 계속하고 싶은 마음에 부모님을 끝내 설득했죠”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이 씨는 졸업 후 포트폴리오를 준비해 넥슨에 입사를 신청했다. 평소 아기자기한 캐주얼게임을 좋아하는 그녀에게 넥슨은 꼭 들어가고 싶은 회사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원하던 넥슨에 입사를 했지만 사회 초년생인 그녀에게 조직생활은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픽 디자이너 특성상 혼자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 시간의 제약 없이 원하는 작품을 그릴 수 있는 반면 조직에서는 정해진 시간내에 결과물을 얻어내야 한다는 점이 적응하기 힘들었던 것.
“학생때는 혼자서 작업을 해왔는데 넥슨에 입사하고 나서 구성원들과 함께 손발을 맞추며 작업하는 일이 익숙지 않았어요. 그나마 넥슨은 회사 분위기가 권위적이거나 수직적이지 않아서 빨리 적응할 수 있었어요”
집에서나 학교에서 밝은 성격으로 주변의 인기를 독차지 한 이 씨는 회사에서도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해 인기가 많다.
입사 후 그녀가 처음 맡게 된 프로젝트는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의 후속 버전인 슈팅게임 ‘버블파이터’.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슈팅게임의 긴장감과 유쾌함을 동시에 전달하는 버블파이터는 평소 그녀가 좋아하고 해보고 싶었던 게임에 근접해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다.
“입사 전에는 넥슨 게임을 즐기는 한명의 유저였지만 입사 후 제가 그린 작품이 녹아든 버블파이터를 누군가 즐긴다는 것을 생각하면 너무 뿌듯하고 보람을 느껴요”
이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그녀는 신입사원답지 않게 장기적인 시각으로 자신의 인생을 설계중이며, 포부 또한 매우 당차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다가오는 범띠해에는 팀내에서 신뢰를 받는 팀원이, 궁극적으로는 넥슨에서 실력을 쌓아 후진양성에 힘쓰는 강단에 서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