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2010년 경영 화두를 '영업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내년 한해 증권사들의 영업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3월이 결산월이 대부분인 주요 증권사들이 한해 결산 이후 4월경에 실시하던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 관행에서 벗어나 이례적으로 새해를 앞두고 영업력 강화를 표방한 조직개편안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이는 내년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점차 개선되는 등 증시 주변 환경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남들보다 한발 앞서 조직을 정비하고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개편안 골자는 '영업력 강화'
대우증권은 지난 20일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업력 확대, 리테일(Retail, 소매(개인)영업)부문의 독점적 경쟁력 강화, 관리부문의 효율성 제고 등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리테일부문의 독점적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경인 및 부산지역본부를 각각 추가로 신설해 지역본부를 10개로 확대함으로써 효율적인 지점 네트워크 관리체계를 구축했으며, 다이렉트(DIRECT)영업본부 신설로 온라인 브로커리지 서비스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대를 도모했다.
삼성증권도 23일 장기 전략에 따른 총력 영업체제를 위해 전 사업부문의 영업조직을 대폭 확대하고 공격적 경영을 추진하는 내용을 골자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리테일조직은 중장기 전략과 마케팅·상품·자산관리서비스의 강화 차원에서 마케팅 전략 및 상품관련 조직인 마케팅실을 신설, CEO직속으로 배치하고 산하에 마케팅담당과 상품기획담당을 신설했으며, 초우량 고객층(UHNW, Ultra High Net Worth) 대상 자산관리 영업을 전담할 UHNW사업부도 신설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이날 전략기획본부, 경영관리본부, 리테일영업지원본부의 신설을 통해 회사의 전략기능과 업무역량을 강화하고 리테일 영업지원 기능을 확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우리투자증권도 같은 날 영업 경쟁력 및 효율적 지원체계 강화를 통해 2010년 명실상부한 1등 종합금융투자회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양보할 수 없는 블루오션 '퇴직연금시장'
증권업계의 경쟁이 한 층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블루오션'으로까지 지목되고 있는 퇴직연금시장에서 앞서 가기 위한 방안도 이번 개편안에 포함이 됐다. 이는 내년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신설 사업장의 퇴직연금 제도 도입이 의무화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퇴직연금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법인사업본부 소속인 퇴직연금사업부를 부사장이 총괄하는 퇴직연금본부로 격상하고, 산하에 두 개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을 대폭 확대했다.
우리투자증권은 WM사업부 내 WM영업 1, 2 본부를 신설해 사업부내 영업본부의 경쟁을 통한 영업활성화 및 지역본부 밀착관리를 추진하고 WM전략지원센터를 신설해 WM관련 전략·마케팅·지원을 통합해 수행토록 했다.
또한 퇴직연금그룹을 WM사업부 소속으로 변경해 WM사업부와의 연계영업을 통한 효율화를 추진했다.
◆IB는 세분화 통해 전문성 강화
대형 투자은행(IB)으로서 성장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인 증권업계는 이번 개편안에서 세분화를 통한 전문성 강화로 영업조직을 강화시켰다.
우리투자증권은 IB사업부를 다양한 상품개발 및 지원 전문성 강화를 위해 프로덕트 그룹을 ECM, DCM그룹으로 분리했으며 IB영업전략부를 신설해 IB사업의 전체적인 기획 및 지원을 수행토록 하는 등 영업부문을 보강했다.
삼성증권도 IB사업본부를 기업 영업을 담당하는 커버리지 조직을 두 개 사업부로 확대하고 채권인수 활성화를 위해 DCM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영업조직을 강화했으며, 신한금융투자도 홀세일지원팀과 IB지원팀을 신설하고, 해외주식팀은 기존 리테일기획부에서 분리시켜 경영 효율화를 극대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