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년 이끌 범띠 경제인]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입력 2009-12-29 11:00 수정 2009-12-2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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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 질적성장 · 독자경영' 두 마리 토끼잡기 야심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62년생)은 자신의 띠이기도 한 2010년 호랑이해 첫 업무를 매우 색다르게 시작한다. 1월 4일 있을 한진해운 시무식을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가 아닌 한진해운 부산신항 터미널에서 갖기로 한 것이다.

고 조중훈 회장의 3남인 고 조수호 회장이 2006년 별세한 후 2007년 한진해운 부회장으로 취임하며 경영에 참여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008년 한진해운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했을 때도 서울 본사에서 시무식을 진행했다.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 들이는 이번 시무식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 회장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함께 고인이 된 남편에 이어 경영일선에 나선 유이(有二)한 인물이다. 그리고 모그룹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경영의 길을 선택한 것도 현 회장과 닮은꼴이다.

2009년은 최 회장에게는 경영에 나선 이후 처음으로 시련의 시기였다. 올해 한진해운은 연간 경영적자만 1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해운경기가 올 여름을 지나면서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지만 컨테이너 시황만은 회복세가 더뎌 내년에도 적자를 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 회장은 이런 주변 여건에 따라 내년 경영화두로 '수익보전'과 '내실강화'를 통한 '질적성장'으로 정했다.

그런가 하면 2009년은 최 회장의 한진해운이 한진그룹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경영의 길에 나선 원년이기도 하다.

한진해운은 최대주주는 5.53%를 가진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과 함께 한진그룹의 계열사인 한국공항이 3.54%, (주)한진의 0.01%를 포함해 한진그룹이 9.08%를 보유, 한진해운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반면, 최 회장 쪽 지분은 조유경, 조유홍 등 두 자녀가 갖고 있는 3.14%와 최 회장 자신이 갖고 있는 2.36%, 재단법인 양현의 3.71% 등 9.21%다.

한진해운은 이달 1일 지주회사인 한진해운홀딩스를 출범시켰다. 또 한진해운이 거래정지가 되기 며칠 전인 지난달 23일 자사주 320만주(3.62%)를 우호세력에 넘기는 등 한진그룹과의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다.

최 회장도 이달 초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통해 사업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 전문화된 사업영역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책임경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또 “전세계적으로 종합물류 기업 중 항공과 해운을 동시에 하는 곳은 없다”며 “일정한 로드맵에 의해서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010년 업무의 시작을 알리는 시무식을 본사 강당이 아니라 첫 운항선이 들어오는 ‘현장’인 부산신항 터미널로 선택한 최은영 회장.

평범한 주부에서 한진해운이라는 국내 1위 해운사의 오너로 변신한 최은영 회장이 자신의 띠이기도 한 호랑이띠에 ‘질적성장’과 ‘독자경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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