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어 빚 갚기에도 벅찬 대기업집단(주채무계열)이 늘어나는 등 기업부문의 부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27일 '2010 국내외 금융리스크' 보고서에서 국내 상장기업들의 이자보상배율을 계산해 이같이 밝혔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을 나눈 것으로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1341개 상장기업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도는 기업 비율은 3분기 현재 34.5%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4분기 43.0%보다 8.5%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하지만 대기업집단은 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곳이 늘어나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41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올해 1~3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에 못 미치는 곳은 12개였고, 이중 7곳은 마이너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인 대기업집단은 7곳(0 이하 2곳)이었다.
중소기업 역시 이자보상배율이 급격히 나빠졌지만 이들 기업의 차입금은 전체의 8.2%에 불과해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연구원은 진단했다.
연구원은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들은 지분 관계를 통해 서로 연결돼 있어 한 기업의 부실이 다른 기업의 동반 부실로 파급될 수 있다"며 "다만 경기가 회복하면서 부실화 위험은 작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외에서는 선진국 국채시장의 불안정성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원은 이 밖에 ▲환율 급변동 가능성 ▲선진국 출구전략의 파급 효과 ▲미국 상업용 부동산 부실의 확대 여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입 ▲가계부채 부담 등을 우리가 경계해야 할 위험 요소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