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년 이끌 범띠 경제인] KAIST 안철수 석좌교수

입력 2009-12-28 13:25 수정 2009-12-2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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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로써 '제3의 인생' 펼쳐..."새해에는 각 분야에 많은 전문가 길러지길"

'의사, IT전문가, 벤처기업가, 교수….'

이 같은 단어를 접하게 되면, 어느 하나 뚜렷하게 연관되는 직업을 찾기가 좀처럼 힘들다. 모두 평생을 걸어도 정상에 오르지 못할 전문직인데다, 보통의 노력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치열한 전쟁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직업을 모두 섭렵하며 쉼없이 달려 온 주인공이 있다. KAIST 안철수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가 그 주인공.

이젠 '교수' 로 불리는 경우가 더 많지만, 불과 3년 전만해도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한 벤처기업인으로 더 유명하다.

고유 브랜드가 된 안철수연구소의 수장으로 보안 분야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안 교수가 이번에는 교육계에 발을 내딛으며 'IT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안 교수에게는 2010년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벤처기업 이미지를 벗어난 안철수연구소의 글로벌 도약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교수로서 자신의 신념을 확고하게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그에게 '도전정신'은 안 교수에게 항상 따라 다니는 수식어다. 때문에 최근 부쩍 많아진 특별 강연에서는 도전정신을 빼 놓지 않고 강조한다.

안 교수는“호랑이를 떠올리면 도전과 패기라는 단어가 연상된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경쟁 의식이나 효율성이 아니라 '도전정신' 이기 때문”이라고 경인년에 대해 특별한 애착을 가졌다.

이를 바탕으로 2010년에는 '기업가 정신'과 리더십에 대한 정확한 개념인식과 관심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은 현상 유지 수준을 뛰어 넘어 위험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도전함으로써, 새로운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마음가짐과 행동력을 의미한다.

반면 리더십은 '구성원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협조를 이끌어 내는 능력' 이라는 점에서'정해진 시간내에 정해진 예산으로 정해진 임무를 완수하는 능력'인 관리와는 다르다.

특히 21세기 탈권위주의 시대, 일반 대중이 적극 참여해서 정보를 공유하는 웹 2.0 시대에는 리더십이 리더와 자리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으로부터 나온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는 구성원은 리더가 따를 만한 자격이 있는(follow-worthy) 사람이라는 판단이 설 때만 따라가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가 '실패'를 대하는 태도를 바꿀 것을 주문한다. 실패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그 사회의 경쟁력이 결정된다는 것.

“한번 실패한 사람에겐 좀처럼 재기의 기회를 주지 않으려는 생각을 버리고, 실패도 사회적 자산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면 좋겠다.”

사회와 기업의 배려로 실패에 대한 패배 의식보다는, 이를 바탕으로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인 셈이다.

안 교수는“새해에는 각 분야에서 많은 전문가가 길러지기를 바란다. 이공계 기피도 결국은 전문가가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구조를 반영하고 있다”며 “우리 미래를 위해서 두터운 전문가 층이 결정권을 가지고, 인정받는 사회 분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젊은이들이 안전지대만을 고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전망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더구나 안정적인 전망이란 예측이 불가능한 것”이라며“행복한 삶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찾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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