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T서비스 시장의 성장률이 3% 초반대에 그칠 전망이다. 경제위기로 금융 및 공공 프로젝트가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내년 역시 이 같은 저성장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희망적인 부분은 그동안 IT서비스 시장에서 70~80%를 차지한 SI부문이 줄고, 컨설팅 및 유지보수(SM) 비중이 늘고 있다는 것. 국내 IT서비스 시장도 선진국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IT서비스 시장의 성장률은 3.1~3.2%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6% 초반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셈이다. 경제위기로 기업과 공공기관들이 IT투자를 줄이면서 프로젝트가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내년 성장률도 3.5%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윤일선 IT서비스산업협회 연구원은 “3.5%는 올해 IT서비스 시장이 저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높아 보이는 기저효과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며 “본격적인 회복에는 2~3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IT 시장의 경우 대형 프로젝트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나은행, 농협, 증권거래소(KRX), 증권예탁결제원 등이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마치거나 개발에 들어간 상태다. 내년엔 메리츠증권, 교보증권, IBK증권, 동부증권, 동부화재, 우리아비바생명 등 중소규모의 프로젝트만 예정돼 있다.
IFRS 시장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대형 프로젝트가 대부분 마무리 되면서 내년엔 중소형 프로젝트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차세대시스템 발주의 감소는 리스크관리 시스템, 자산운용관리 시스템, 보험 사기방지시스템 등이 메울 것으로 보인다.
공공IT 시장은 올해보다 규모는 커지지만 그 폭은 상당히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에 따르면 내년도 국가정보화 예산은 올해 대비 5.5% 늘어난 3조3102억원 규모로 편성될 전망이다. 강영구 KRG 책임연구원은 “국회 예산심의를 거치면 이보다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IT서비스 시장의 양적팽창은 힘들어졌지만 질은 더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일선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SI일변도였지만 올해부터 컨설팅과 SM 등의 비중이 높아지는 등 선진국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연구원은 “대표적으로 해외수출의 경우 예전에는 본 프로젝트의 수주에만 주력했지만 이제는 프로젝트 이전 컨설팅과 프로젝트 이후 SM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IT서비스 업체의 수익원이 다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400억달러 규모의 UAE 원전을 수주한 한전컨소시엄에는 IT업체인 한전KDN이 참여하고 있다. 한전KDN은 UAE 원전에 구축되는 IT시스템의 유지보수를 맡을 예정이다.
컨설팅과 SM의 해외 동반 수주가 늘어나면서 국내 IT서비스 업체의 해외매출도 상승하고 있다. IT서비스 ‘빅3’의 해외 매출 비중은 10%대에 육박하고 있고, 상위 30대 기업 기준으로는 6.6~7.1%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연구원은 “선진국의 경우 IT서비스 산업에서 SI의 비중은 40%에 그치며, 나머지 60%를 컨설팅, SM, e-Learning 등이 차지한다”며 “국내 IT서비스 산업에도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내년에는 제조, 건설에 IT를 융합한 형태의 해외수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