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때문에..."
SK텔레콤과 SK텔레시스 등 SK그룹 계열사가 휴대폰 때문에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SK텔레콤은 경쟁사 KT의 아이폰 출시로 인한 역풍을 맞았고, SK텔레시스는 4년만에 휴대폰사업을 재개하고 야심차게 내놓은 W폰이 신통치 않은 성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T옴니아2와 코비폰이 각각 일평균 5000대, 1350대 씩 개통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민망하다.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모토로라 '모토클래식'에도 개통수에서 밀렸다. W폰과 마찬가지로 SKT 전용폰인 이 제품은 4000대를 개통했다. 12월 일평균 110대 정도의 개통수다.
더구나 SK텔레콤이 KT 아이폰을 견제하기 위해 삼성전자 T옴니아2에 대한 대대적인 마케팅을 하다 보니,한 솥밥을 먹는 SK텔레시스 W폰에 대한 지원사격은 거의 전무하다.
SK텔레시스 W폰은 SK그룹의 휴대폰 제조 시장 재진출이라는 점에서 휴대폰 업계 이목이 집중됐다.특히 W폰 개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SKC 최신원 회장은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사촌형이다. W폰을 만드는 SK텔레시스는 SKC의 자회사.
실제로 SK그룹은 지난 8월 W폰을 공개하면서 최신원 SKC 회장,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등 계열사 최고경영진이 함께 모여 'W폰 성공 기원' 기념행사를 열기도 했다.
W폰의 판매 부진은 내부적으로도 고민거리다. 일단 월 3만대 판매 목표를 세웠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이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 W폰이 선보인 시점에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이슈를 선점당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SK텔레시스 관계자는 "아직 소비자에게는 SK텔레시스라는 휴대폰 제조사가 생소하기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 부족이 판매 부진의 원인"이라며 "또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온 시점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점도 좋지 않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내년에 3~4종의 프리미엄 풀터치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내년은 스마트폰이 휴대폰 업계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
내년 말에야 스마트폰인 안드로이드폰을 내놓을 예정인 SK텔레시스에게 2010년도 그리 녹록치는 않을 전망이다.
SK텔레시스 관계자는 "공격적인 움직임 보다는 일단 소비자들과 교감하며 브랜드를 알려가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