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제위기로 잔뜩 움츠렸던 IT서비스 업체들이 올해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올해 IT경기가 하반기로 갈수록 완만히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영 목표도 조심스럽게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특히 IT서비스 업계를 주도하는 삼성SDS, LG CNS, SK C&C, 포스코 ICT(포스데이타-포스콘) 등 ‘빅4’의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매출을 목표로 하는가 하면, 신임 대표의 선출로 분위기를 일신하는 곳도 있고, 통합법인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곳도 눈에 띈다.
초미의 관심사는 삼성SDS가 과연 매출 4조원을 돌파할지 여부다. 김인 삼성SDS 대표는 지난달 28일 '경영노트 2.0'을 통해 올해 매출목표를 4조1500억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삼성SDS-삼성네트웍스 통합법인의 매출이 3조5200억원으로 추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18%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매출 추정치를 2008년과 비교할 경우 성장률은 7.8%다. 삼성SDS는 내년에 올해보다 2배 이상 성장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올해 IT경기가 작년에 비해 크게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깔린 목표치다.
목표 달성 여부는 미지수다. 한은선 한국IDC IT서비스 담당 연구원은 “삼성SDS의 경우 그룹 물량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면서 그동안 목표치의 60~70%를 꾸준히 달성해왔다”며 “15% 달성은 힘들어도 두 자리 수 성장률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달성 여부는 삼성SDS의 자체 노력 보다는 IT경기가 얼마나 살아나느냐에 달려 있다”며 “경기가 좋았던 2008년에는 대부분 IT업체들이 경영 목표 달성에 성공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LG CNS는 경쟁사에 비해 실적이 썩 좋지 못했다. 삼성SDS와 SK C&C에 비해 외부 매출 비중이 높다보니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IT경기가 살아날 경우 실적이 상승 곡선을 그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가능해진다.
LG CNS는 올해만큼은 상황이 다를 것이라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강점인 금융IT 경기가 회복되고 클라우드컴퓨팅, 융합IT 시장의 형성이 본격화된다면 실적이 빠르게 상승할 것이란 계산이다.
신재철 대표 체제에서 김대훈 대표 체제로 바뀌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김대훈 대표는 LG CNS에서 16년간 컨설팅·전자·공공·금융부문을 두루 거치면서 회사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사라는 평을 받고 있다. LG CNS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과제를 설정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데도 적임자라는 얘기다.
오는 23일 통합하는 포스코 ICT(포스데이타-포스콘)가 ‘빅4’ 가입을 넘어 SK C&C와 3위를 놓고 진검승부를 펼칠 지도 관심거리다.
일단 1조 클럽 달성은 무난해 보인다. 지난해 1조원에 약간 못 미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포스코 ICT는 올해는 1조원을 넘어 1조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성장률만 20% 이상을 잡은 것이다.
한국IDC의 올해 IT서비스 성장률 5%대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치다. 일각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포스코 ICT는 올해부터 포스코 모든 계열사의 IT 관련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IT 접목 신사업을 발굴하기 때문에 이 같은 우려를 충분히 잠재울 수 있다고 자신한다.
포스코 ICT의 목표가 이뤄질 경우 지난해 1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예상되는 SK C&C와의 3위 대결도 불가피해 보인다. SK C&C의 경우 지난해 호조를 보인 금융 사업과 해외 사업의 지속적 추진, 통신 솔루션의 개발 등으로 ‘빅4’ 논쟁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심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