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스] 삼성전자에 웃고 울고..소외주들의 반란

입력 2010-01-08 08:31 수정 2010-01-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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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열린 뉴욕증시(6일)는 경제지표들이 기대에 못미치는 등 모멘텀 부재 속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오토매틱 데이터 프로세싱(ADP) 발표 12월 민간부문 고용 감소가 21개월래 최저를 기록했지만, 고용감소 규모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호재로 작용하지 못했다. 구매관리자협회(ISM) 12월 서비스업 지수도 이렇다할 반향을 주지 못했다.

12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 공개 이후 달러화가 약세를 지속하자 상품주들이 오르며 증시를 지탱해준 덕에 주요지수는 보합권을 맴돌았다.

2.40p(0.14%) 내린 1702.92p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삼성전자의 양호한 잠정실적 발표가 오히려 IT주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하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오후 들어서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내일 개최 예정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열석 발언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소식이 '출구전략 조기 시행' 우려를 증폭시켰다. 이에 낙폭을 늘린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21.87p(1.28%) 내린 1683.45p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이날도 '사자' 스탠스를 고수하며 223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656억원, 949억원 순매도로 맞섰다.

KSP200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1767계약 매도우위를 보인 가운데,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529억원) 위주로 503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부족했다.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낙폭과대 인식에 급락세는 진정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00원 내린 1135.40원으로 마감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들이 동반 하락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가 1.89% 급락한 것을 비롯해 닛케이지수(-0.46%), 항셍지수(-0.66%), 가권지수(-1.08%), 싱가포르지수(-0.59%) 등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재료노출 삼성전자 급락 하락 주도..조선·해운·바이오주 강세

대장주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도는 4분기 실적을 내놓았으나 '뉴스에 팔라'는 증시 격언대로 차익매물이 쏟아지면서 3.33% 급락하며 증시 분위기를 어둡게 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두바이 쇼크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휴대폰 부문 우려로 부진했던 LG전자는 외국인이 매도우위로 돌아서면서 7.63% 급락했고, 삼성전자에 가려졌던 환율 쇼크가 뒤늦게 반영되면서 IT, 자동차 등 주요 수출주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신고가 행진을 펼치던 LG디스플레이가 5.76% 급락했고 LG이노텍(-5.86%), 삼성SDI(-5.19%), 삼성전기(-3.73%), 하이닉스(-0.61%), 한솔LCD(-5.23%), 대덕전자(-3.91%), 현대차(-4.50%), 기아차(-4.53%), 현대모비스(-3.19%), 한국타이어(-2.52%) 등 주요 수출 관련주들이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외국인의 관심과 함께 소외주들로 매기가 이전되면서 조선, 해운주들이 무더기 급등했다.

강도높은 매수세가 유입된 현대미포조선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것을 비롯해 현대중공업(9.30%), 대우조선해양(6.79%), 삼성중공업(6.11%), STX조선해양(9.24%), 한진중공업(5.63%) 등의 조선주들이 동반 강세를 기록했다.

BDI(발틱운임지수) 급등에 따른 모멘텀 형성에 힘입어 한진해운홀딩스(12.41%), 한진해운(7.28%), STX팬오션(3.73%), 대한해운(4.84%), 현대상선(5.19%), 흥아해운(8.15%) 등의 해운주들도 들썩거렸다.

급락세가 진정되며 악성매물이 정리된 금호그룹주들이 큰폭 상승했다. 금호타이어가 14.01% 치솟았고 금호산업도 3.63% 올라싿.

워크아웃설로 전일 하한가를 기록했던 대우차판매는 루머에 대한 법적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2.96% 반등에 성공했다.

기타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경우 POSCO(-0.98%), KB금융(-1.20%), 한국전력(-0.59%), 신한지주(-3.00%), LG화학(-4.27%), 우리금융(-0.67%), LG(-5.71%), SK에너지(-0.41%) 등 대부분이 하락했다.

한편 조선업종 테마 형성 덕에 STX엔진이 7.54% 급등했고, STX(7.33%), 삼성정밀화학(5.01%), 두산인프라코어(4.64%), SK C&C(4.20%), 고려아연(3.18%), 한전KPS(2.73%), 동국제강(2.60%), 대한전선(2.51%) 등이 약세장에서 큰폭 상승하며 부러움을 샀다.

코스피 업종별로는 운수창고(1.39%)와 기계(1.30%), 통신(1.19%), 운수장비(0.41%)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내렸고, 전기전자(-3.71%)와 의료정밀(-2.60%), 금융(-1.28%) 등의 낙폭이 컸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가 5거래일째 지속됐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압력에 코스닥시장도 0.67% 하락하며 닷새 만에 조정을 받았다.

코스피시장의 조선주 강세 영향으로 현진소재(3.68%), 태웅(1.90%), 태광(1.59%), 성광벤드(보합), 한일단조(1.24%), 마이스코(1.79%), 하이록코리아(2.61%), 오리엔탈정공(7.35%), 케이에스피(3.29%), 한라IMS(5.48%), 삼영엠텍(5.71%), 용현BM(보합) 등의 조선기자재주들이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약세장 대안주로 부각된 바이오주들이 성장성 부각과 더불어 이틀째 무더기 강세를 나타냈다.

이수앱지스, 인젠, 제넥셀, 엔케이바이오 등이 상한가에 진입한 것을 비롯해 바이오톡스텍(11.76%), 아이엠(10.04%), 차바이오앤(3.62%) 등의 바이오주들이 큰폭 상승했다.

경기도 포천의 젖소 구제역 확진 판정 소식에 중앙백신, 중앙바이오텍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동원수산(12.15%), 대한뉴팜(10.11%), 이-글벳(7.39%), 신라수산(7.04%), 파루(6.39%), 지코앤루티즈(5.94%), 바이오랜드(4.38%) 등 관련주들이 초강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 바이오 부문의 세종시 입주 기대감으로 유라테크(상한가), 프럼파스트(9.74%), 영보화학(7.55%) 등의 세종시 수혜주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3D 관련주의 등락은 이날도 엇갈렸다. 진정한 3D TV수혜주라는 호평을 받은 티엘아이와 잘만테크가 상한가에 진입했고, 현대아이티(4.65%), 아이스테이션(3.77%) 등이 강세로 마감했다. 반면 케이디씨(-7.71%)와 네오엠텔(-9.89%) 등은 급락하며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삼성전자에 웃고 울고..시장에너지 약화

코스피지수 1700선 돌파 자체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심리를 자극하는 양상이다.

"단기간 너무 많이 오른 것 아니냐"는 인식이 확산되고 국내주식형 펀드 환매가 늘면서 기관 매물은 하락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눈치보기'는 이날도 지속됐다.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하며 승승장구하던 삼성전자가 4분기 실적 모멘텀이 소멸되면서 뒷걸음질치자 화들짝 놀란 주변 IT주들은 더 크게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신고가 경신 행진과 함께 달아오른 시장 심리를 배경으로 머니게임 랠리를 펼치던 테마주들의 경우 투자심리가 흔들리자 급등주를 중심으로 하락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52주 신저가 경신 행진을 펼치고 있는 환율에 대한 우려감이 다시 불거지면서 반등을 도모하던 자동차주들도 맥없이 빠졌다.

반면 업황 개선 기대라는 명목으로 조선·해운주들은 초강세를 연출했다.

향후 업황 개선 전망 때문이라지만 조선경기의 뚜렷한 회복 기미가 아직 없고, 플랜트 매출비중을 높이는 등 수익구조가 질적으로 변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이날 급등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오랜 소외에 따른 가격메리트 부각, 짧은 순환매 정도로 이해된다. 소위 '키맞추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덜오른 종목/테마로 매기가 옮겨다니는 순환장세 시현, 대안주들의 부각은 시장의 전반적인 매수 에너지가 약화 내지는 분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삼성전자가 이날 큰폭 내리기는 했지만 아직은 눌림목 조정에 불과하다. 시세를 주도했던 외국인들도 여전히 매수우위 스탠스를 견지하고 있다.

IT주 중심의 강세기조 연장에 무게를 둔 시장접근이 유효하다.

하지만 단기적 밸류에이션 부담과 더불어 시장 에너지가 약하고 삼성전자의 등락에 따라 당분간 전체 시장의 분위기가 뒤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자의 하방경직성, 반등 여부를 지켜보면서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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