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은 전세계 1만75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말 조사한 4분기 소비자신뢰도지수를 발표하면서 한국이 48로 지난 분기대비 2p 하락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86%가 4분기 경기가 침체돼 있다고 대답해 3분기 82%보다 더 비관적이었다. 47%는 1년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답해 3분기의 41%보다 더 악화됐다.
일본의 소비자신뢰도지수는 47로 88%가 경기침체 과정에 있다고 해 3분기 80%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 인도네시아는 소비자신뢰도지수 1위(119)에 올랐으며, 인도(117), 브라질(110), 호주(107), 필리핀(103), 중국(103), 홍콩(100), 싱가폴(100), 뉴질랜드(99), 캐나다(98)가 뒤를 이었다.
닐슨 글로벌 소비자 조사담당 부사장 제임스 루소는 “아시아 경제가 세계 경기 침체로부터의 회복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두 나라의 지수가 4분기 낮아졌다”면서 “두 나라에서는 완전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2010년 이후로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신뢰지수가 아시아 국가 중 바닥을 기록하면서 서민들 삶은 여전히 팍팍하다는 것이 조사 결과 증명된 것이다.
이런 결과가 나온 원인은 고용없는 성장을 겪으면서 일자리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탓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상승추세가 멈추면서 2개월째 답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취업자수는 전년동월대비 오히려 1만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 실업자에 취업준비생이나 구직단념자 등을 포함한 `사실상 실업자'는 11월 300만명을 넘어서고 사실상 실업률이 12.6%를 기록,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실업률(3.3%)의 4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땜질식 일자리 대책에 대한 비판도 높다. 청년인턴 사업에 지난해 6만6000명이 혜택을 봤지만 다시 일자리를 잃은 상태가 됐다. 때문에 경제살리기가 전시행정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전히 자영업자 등 서민층은 상거래 위축과 공공요금 인상, 사교육비 상승 등으로 소비에 맘놓고 나서지 못하고 있다.
고계현 경제정의실천연합 정책실장은 “정부가 수출증가, 경상수지 등 일부 거시지표만 가지고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고용시장이 열악하고 주택대출 부담이 남아있는 등 서민층과 자영업자 등은 여전히 생활이 어렵고 체감경기가 좋지 않다”면서 “지난해 재정투입을 통한 단기 경기부양이 있었지만 근본적인 처방이 되지 못하고 단기 처방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투데이=이한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