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IT정책이 3년째 접어 들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컨트롤타워 역할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7.7 DDoS 대란 이후 IT특보를 내정하는 등 대안 마련에 나섰지만, 부처간 중복 정책 난발과 세종시, 4대강 사업 등 현안에 밀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 같은 불만은 각 정부부처의 정보화 담당인력이 크게 줄고 있는 것에서도 나타난다. 이명박 정부들어 부처 통폐합을 통해 지원 분야의 인력이 중복됨에 따라 이를 축소하면서 정보화 정책이 힘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식경제부는 산업자원부 시절 정보화 담당인력이 12명이었지만,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부 등에서 관련 업무를 통폐합해 현재는 2명이 줄었다.
또 재정경제부(8명)와 기획예산처(11명) 역시 통합 후 9명으로 절반 이상 축소됐고, 국토해양부는 27명에서 절반 이하인 15명만으로 정보화를 추진중이다.
이에 따라 IT 정책은 당초 기대와 달리 혼선과 갈등이 심해지고 방통위, 지경부, 행안부 등에서 중복성이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국민대 행정학과 홍성걸 교수는‘이명박 정부의 IT정책 추진 체계’라는 논문을 통해“지금까지 형성된 이명박 정부의 IT정책 추진체계는 정책의 추진 및 집행과정에서 여러 가지 잠재적 어려움을 노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선행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지적해 온 정보화 추진체계의 고질적 문제인 기획과 예산기능의 연계가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또 향후 관련 입법 시 추진체계의 일원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개별 입법에 의한 정보화 관련 위원회의 통폐합이나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와 상호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처간 갈들과 중복추진에 대한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새로 임명된 IT특보의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도 명확히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청와대 내에도 IT정책 추진주체가 다양화되면서 효율적 추진이 어려워졌다.
보안 업계에서도 표면적으로는 정부의 정보화 예산 증액과 더불어 산업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DDoS 관련 정책에 집중할 뿐 실제 돌아오는 혜택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8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한 정보보호 대상 시상식에서도 수상자와 업체 대부분이 DDoS관련 시스템을 구축한 곳이 선정되는 등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IT 정책은 보안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등 인프라 전반에 대한 포괄적인 수립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런 점에서 볼 때 현재 정부 IT정책은 산업 활성화와 안전한 국가 건설을 위한 중장기 대책이 부실한 실정”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 발생한 DDoS 공격은 보안사고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통합관제나 개인정보보호 분야의 활성화가 시급하다”며 “정부에서 IT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IT산업을 오히려 퇴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