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 등 현금거래의 규제조치 무용지물
부정적 영향 게임업계로 이어질까 우려
개인간 온라인게임 아이템 현금 거래가 합법적이라는 판결이 나오면서 후폭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법원이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게임머니를 현금 거래하는 등 게임산업진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34), 이모(34)씨 등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게임머니 거래가 양성화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게임산업진흥법에 따르면 고스톱, 포커류 게임의 머니는 모든 형태의 환전이 금지돼 있으며, 일반 온라인게임에서도 비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획득한 게임머니는 거래가 금지시 되고 있다.
이번에 무죄 판결을 받은 김모, 이모씨의 경우는 불법 프로그램 등 비정상적인 방법을 사용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기 때문에 이 같은 판결을 받게 됐다.
따라서 향후 정당한 방법을 통해 획득한 게임머니, 아이템 등의 현금 거래는 더 이상 법적으로 규제할 수 없게 될 전망이어서 업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간 게임업체들은 온라인게임의 역기능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약관 등을 통해 이용자들이 게임머니, 아이템 등을 현금거래 할 경우 제재를 가하는 등 자정조치를 취해왔지만 이번 판결로 인해 이마저도 불투명하게 됐기 때문이다.
◇ 개인간 아이템 거래, 문제점 ‘여전’
대법원이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획득한 게임머니의 현금 거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문제점은 여전히 산재해있다.
이번 판결이 일반 게임에서의 아이템과 게임머니 거래에 대한 법률적 해석에 지나지 않지만 이로 인한 파장은 매우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청소년들의 과몰입, 사행성 등을 억제시키고자 이용약관 등을 통해 현금거래 시 제재조치를 취해왔지만 이같은 판결이 나와 매우 당황스럽다”며 “아이템의 획득 여부가 정상적인지 비정상적인지 가려내는 것도 어렵지만 온라인게임이 즐기는 콘텐츠가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게 될까봐 걱정스럽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아울러 개인간 거래 합법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불법적으로 게임머니를 대량 양산하는 이른바 ‘작업장’의 활개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업게에서는 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인해 현금 거래가 활성화되고 이와 함께 여러 병폐가 발생한다면 비난의 화살은 다시 게임업계로 향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이템 중개 업체 ‘환영’
국내 대표 아이템거래 중개 업체인 아이템베이와 IMI는 대법원의 판결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번 판결을 통해 그간 온라인게임 아이템 및 게임머니의 현금거래에 대한 기존의 위법성 논란을 종식시키고,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아이템베이 측은 “재판부가 종전의 보수적 사고에서 벗어나,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사고로 사회와 산업의 변화를 능동적으로 반영해 위법성의 올바른 기준을 제시한 판결”이라며, “이번 판결을 통해 게임아이템 거래에 대한 기존의 무조건적인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IMI 김기범 법무팀장 역시 “이번 판결로 게임아이템 현금거래와 관련된 보다 명확한 법리적 판단기준이 마련됐고, 나아가 아이템거래에 대한 일반의 편협한 시각과 사행성 등의 오해를 종식시킴으로써 국제적으로 선점한 우월적 지위를 지속적으로 지켜나가며, 확대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