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잇딴 '한진해운 계열분리' 가능성 언급 왜?

입력 2010-01-15 11:06 수정 2010-01-1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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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분리 원칙 제천명으로 ‘경영권 분쟁’ 시각 차단 노림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해운과의 계열분리 가능성을 연이틀 언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양호 회장은 14일 오후 신라호텔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진해운은 조카들이 경영권을 갖게 되면 자연스럽게 계열분리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15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투자 및 고용확대를 위한 30대그룹 간담회'를 마친 후에도 "최근 집안일로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을) 만난 적이 있으며 (계열분리는) 자연스레 진행될 것"이라며 "조카들이 경영권을 갖게 되면 지분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그 동안 한진해운 계열분리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 조 회장이 처음으로 계열분리를 인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조 회장은 최근 한진해운과의 계열분리 논란이 일 때마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 한진해운 경영진이 잘못하고 있다" 는 등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진해운의 최대주주는 5.53%를 가진 대한항공이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과 함께 한국공항이 3.54%, (주)한진의 0.01%를 포함해 9.08%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최 회장 쪽 지분은 조유경, 조유홍 등 두 자녀가 갖고 있는 3.14%와 최 회장 자신이 갖고 있는 2.36%, 재단법인 양현의 3.71% 등 9.21%다.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한진해운을 지주회사인 한진해운홀딩스와 자회사 한진해운으로 분할한 것을 비롯해 최근 한진그룹과의 계열분리 수순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320만주(3.62%)를 우호세력에 넘겨 사실상 한진그룹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했다.

또 작년 12월에는 한진그룹의 지주회사로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인 정석기업 지분 0.52% 전량 매각하는 등 한진그룹과의 거리두기를 시도했다.

최 회장 자신도 최근 “전 세계적으로 종합물류 기업 중 항공과 해운을 동시에 하는 곳은 없다”며 계열분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한진그룹과 한진해운 간 계열분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장녀인 조유경(24세)와 차녀 조유홍(22)씨가 모두 20대 초반인데다 아직 학생의 신분에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의 장녀 조유경 씨는 지난해 가을 일본 와세다대학 국제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대학원에 진학과 한진해운을 포함한 국내 기업에 입사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녀 조유홍 씨는 현재 와세다대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최 회장은 두 자녀와 관련해“만약 경영수업을 하게 된다면 많이 트레이닝을 해서 우리가 못 보는 부분까지 배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하는 등 경영권 수업과 관련해 확실한 절차를 밟을 것임을 암시했다.

조 회장이 계열분리 시기를‘조유경, 조유홍 두 조카들이 경영권을 갖게 된 이후’라고 못 박은 것도 이런 사정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진그룹과 한진해운의 계열분리를 인정함으로써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차단하면서도 동생인 고 조수호 회장의 자녀들이 온전히 성장할 때까지 뒤를 봐줌으로써 적대적 M&A 등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포석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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