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들의 뜨거운 러브콜 속에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공모가가 희망가보다 훨씬 높은 4만5000원에 결정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1인 주식소유 한도를 일정비율로 제한하는 집단에너지사업법으로 인해 배정 받을 수 있는 물량이 적어 기업의 가치보다는 수급이 중요하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번 한국지역난방공사의 희망공모가는 3만3400원~4만800원이었다. 하지만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는 상단보다도 훨씬 높은 4만5000원에 결정됐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정부의 공공기관 민영화 계획에 따라 당초 지난해 5월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해 6월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이어 10월21일~22일 상장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밴드가격은 4만100원~4만9000원이었다.
하지만 증시 상장 때 1인 주식소유 한도를 일정비율로 제한하는 집단에너지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서 상장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지난해 11월23일 다시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고 11월24일 신고서 제출을 통해 다시 상장공모에 나섰다. 밴드가격은 3만3400원~4만800원으로 낮아졌다.
지식경제부는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공공성 확보 및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해 1인 주식소유 한도를 일정비율로 제안하는 집단에너지사업법을 개정했다.
이로써 투자자들은 청약 시 투자한도 잔액(신청수량*신청가격) 또는 34만7000주를 넘지 못한다.
이렇다보니 높은 가격을 써 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모 증권사 IB담당자는 “청약을 받을 수 있는 물량이 제한돼 있어 상당히 난감했다”며 “기관투자자들 사이에 일단 가격이라도 높게 써 보자는 심리가 강했다”고 전했다.
그렇지 않아도 배정 물량이 적은데 지난 13일 IR 행사장에 갔을 때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여느 때보다 뜨거워 가격을 낮게 쓸 수 없었다는 것.
이 관계자는 “일부 운용사를 중심으로 5만원대의 가격이 제시됐다는 얘기까지 들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공모가가 예상치를 넘었지만 실질적으로 향후 기업 실적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쉽지 않아 평가하기 곤란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IB 관계자는 “지난 IR 행사 시 기업의 가치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거의 전무해 기업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어 적정 가치를 구하기 힘들지만 수급이 워낙에 좋다”며 “공모가가 높게 나온 것도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공기업이니만큼 안정성이 높아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며 “그에 따른 프리미엄을 부여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