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코스피지수가 장중 전고점을 돌파했지만 저항대에 부딪히며 결국 종가 기준으로 하락마감하고 말았다.
그러나 지수의 하방경직성이 강화되면서 지난 주말 1700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사흘 연속 1700선 위에서 마감되며 안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를 대변하는 코스닥시장도 각종 테마주들의 강세에 힘입어 연초 이후 7%의 수익률을 기록 중에 있다.
여기에 프로그램 매물에 따른 충격도 제한적으로 연초 이후 프로그램 거래로 1조 5000억원 이상의 매물이 쏟아졌지만, 시장은 외국인과 개인의 매수에 힘입어 이들 물량을 부담 없이 소화하고 있다.
또 지난해 팔기만 했던 연기금이 다시 매수세로 방향을 선회하며 주식을 사들이며 수급상황을 개선시키고 있다. 이처럼 시장이 뚜렷한 상승모멘텀이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시그널을 연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따라서 향후 전고점 돌파에 대한 시도가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실적 호전세를 이어가고 있는 IT업종이 들어있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20일 "연이틀 연기금이 2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수세를 보이면서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강화되는 양상이다"며 "주말 미 증시의 조정과 직전 고점인 9월 고점부근의 기술적 저항과 맞물린 음봉 출현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점도 이전보다 수급 모멘텀이 강화된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 연구원은 "연기금 매수 상위종목은 주도업종인 IT, 철강 업종 이외에 최근 기관 투자자의 선호 종목과 일치하는 원전 수혜 관련주와 저평가된 통신주, 그리고 가치주인 KT&G 등이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외국인만이 매수세를 유지하던 상황에서 기금의 매수세 유입과 함께 보강된 수급 모멘텀으로 지수는 9월 고점 돌파 시도를 이어가는 양상이다"며 "다만 지난 주 후반 JP모건의 실적 발표와 이번 주 주요 미 금융주에 대한 실적 부담에 따른 미 증시의 방향성을 확인하고자 하는 심리가 부각될 것이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이번 주 예정된 LG디스플레이와 하이닉스 등의 실적 결과와 춘절효과 등의 기대요인에 따른 향후 전망이 여전히 긍정적이다"며 "외국인의 매매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기술적 측면에서의 조정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 해와 달리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저평가된 기계, 조선, 유틸리티, 통신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저평가된 종목 찾기 과정이 지속될 전망이다"며 "지수 9월 고점 돌파 시도에 따른 금융주, 내수주 등 낙폭과대주에 대한 순환매 가능성도 대비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원상필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가 경기회복과 4분기 실적 발표에 환호하며 꾸준히 저점을 높이고 있다"며 "국내 증시도 프로그램 매물 부담을 이겨내고 1700선에 안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 연구원은 "위축된 국내펀드시장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기관의 매수세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작년 한해 쉬지 않고 주식을 팔았던 연기금이 최근 매수로 돌아서고 있고, 올해 5월 예정된 MSCI 선진지수 편입 이벤트를 고려할 때 시장은 외로운 기관보다는 외국인과 연기금의 행보에 발 맞출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상승 추세 앞에 시장의 고민은 종목으로 모아진다"며 "이미 많이 오른 IT섹터를 사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현재 IT섹터는 고통을 감내할 만큼 매력적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