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고 여성 갑부로 꼽히던 니나 왕을 중심으로 벌어진 1000억 홍콩 달러(약 14조9000억원) 규모의 재산 다툼이 유족의 승리로 종결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2일 홍콩 고등법원이 자신의 모든 재산을 자선재단에 기부한다는 내용의 2002년 유언장을 니나 왕의 최후 유언으로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고인의 전속 풍수사인 토니 찬이 자신에게 전 재산을 주기로 했다며 제출한 유언장(2006년 작성)은 가짜라고 결론이 났다.
지난 1990년 부동산 재벌이던 그의 남편은 납치 실종됐다. 행방이 묘연해진 남편은 1999년 법적으로 사망 처리됐다.
이후 니나 왕은 시아버지와 누가 유일한 상속자인지를 놓고 긴 공방을 벌였고, 2005년 니나 왕이 재산을 모두 물려받았다.
그러나 2007년 그가 69세의 나이로 자식도 없이 난소암으로 사망하자 또 다른 법정 분쟁이 시작됐다.
2002년 그는 전 재산을 자선재단에 기부한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남겼으나 남편의 시신을 찾기 위해 고용한 풍수사 토니 찬이 자신이 상속권자라며 또 다른 유언장을 제시한 것.토니 찬은 니나 왕과 연인 사이며 2006년 이 유언장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홍콩 고등법원은 "2002년 이후 니나 왕의 건강 상태 등으로 볼 때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그의 재산이 자선단체로 귀속돼야 한다고 최종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니나 왕은 살아서는 시아버지와 6년간, 죽어서는 유족과 정부 간에 3년간의 법정 다툼 끝에 유산을 자선 단체에 전달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