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핵심 기술이 경쟁사로 유출된데 이어 냉장고 설계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려 한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연구개발비만 3258억원이 들어간 냉장고 신제품 핵심기술이다.
광주지검 특별수사부(김재구 부장검사)는 4일 삼성전자 냉장고 핵심기술을 중국 가전업체에 유출하려 한 혐의로 삼성전자 협력업체 대표 A씨(41)를 구속 기소했다.
문제의 파일은 삼성전자에서 만드는 양문형 냉장고의 설계도면, 상품기획 자료 등 핵심기술이다. A씨는 삼성전자를 퇴사하고 이 파일들을 이용해 중국 가전업체와 1년에 24억원을 받기로 기술자문 계약을 체결하고 나서 2억4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또 검찰은 A씨에게 냉장고 관련 기술파일을 전달한 혐의로 삼성전자 과장 B씨(39)씨를 불구속 기소하고, 삼성전자 전 부장이자 현 중국 가전업체 고문인 C씨(49)를 지명수배했다.
삼성전자 직원 출신인 A씨는 중국 가전업체에서 고문으로 근무하던 C씨에게서 냉장고 개발의 핵심 파일 118개(연구개발비 1800억원)를, 삼성전자 과장 B씨에게서 2개(연구개발비 1082억원)를 입수했다. B씨는 중국 회사로부터 기술자문 계약금의 10%를 받기로 약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 계약에 따라 홍콩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회사에 기술지원을 하려던 중 검찰에 붙잡혔다.
김재구 부장검사는 "“삼성전자 전·현직 직원이 보안이 취약한 해외에서 영업비밀을 빼낸 조직적인 범행”이라며 “해당 기술이 중국에 유출됐다면 제품 연구 개발비 3258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이 날 뻔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최지성 사장은 지난 3일 전 임직원들에게 보안에 더 신경 써줄 것을 요청하는 CEO 메시지를 보냈다.
최 사장은 "보안은 기업의 경쟁력 유지는 물론, 생사를 결정짓는 핵심적인 요소"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모두는 정보보호와 보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깊이 자각하고 규정과 프로세스를 철저히 준수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