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채권단 "경영권 포기각서 빨리 사인하라"

입력 2010-02-0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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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일가 사재출연 자산 거의 없어...담보주식 재설정 자금마련 계획

박찬구 회장이 사재출연을 선언하며 경영 복귀를 선언한 것에 대해 채권단은 "이미 경영권은 넘어온 상태나 마찬가지"라며 오너 일가에게 경영권 포기 각서에 조속히 사인할 것을 강조했다.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에 대해 "사재출연할 자산이 거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나머지 주식과 함께 담보로 잡힌 주식을 담보로 재설정해서 워크아웃 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5일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신규자금 지원에 대해 금호산업과 타이어가 동의한 상황이며, 오너 일가에게 경영권 포기 각서만 받으면 되는 상황"이라며 "신규자금 지원이 안 될 경우 금호산업이 부도에 처하는 상황인데 경영권을 고집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오너 일가가 사재출연할 수 있는 자산이 거의 없기 때문에 담보로 잡힌 주식을 담보로 재설정할 예정인데, 이 경우 채권단은 후순위권이 된다"며 "우선 오너 일가의 주식을 담보로 갖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에게 선순위로 갚고, 채권단은 후순위로 자금을 되돌려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박찬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화학부문 회장은 대리인인 법무법인 산지를 통해 사재출연과 경영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이미 채권단의 신규자금 지원 방안에 대해 동의한 상황이다. 협력업체들에 대한 설자금이 상거래 채무로 잡혀 있으며, 이 자금이 지원되지 않으면 금호산업은 부도 위기에 직면한다.

박 전 회장이 경영권을 고수할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부도는 피할 수 없다. 채권단은 기업이 회생하게 되면 경영권을 되돌려주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박 전 회장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는 채권단이 불가피하게 의결권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기업이 회생된 후에 오너 일가에게 경영권을 되돌려 주겠다는 조건을 붙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 전 회장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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