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금융권 전산실은 '잠 못 이루는 밤'

입력 2010-02-08 13:54 수정 2010-02-1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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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차세대 가동…우리은행·동부생명은 데이터센터 이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에도 2100여명에 달하는 금융권 전산실 직원들은 연휴도 반납한 채 업무에 열중할 것으로 보인다. 2년이 넘게 준비한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하고, 데이터센터를 이동시키면서 비상근무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대형 전산시스템은 고객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설, 5월초(노동절∼어린이날), 추석 등 긴 연휴기간을 이용해 가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해당 금융회사의 전산실에는 이미 간이침대와 각종 침구류, 세면도구 등이 놓인 채 밤샘 근무에 한창이며, 팽팽한 긴장감마저 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기간에 국민은행이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하며, 우리은행과 동부생명은 데이터센터를 이전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오는 16일 한국IBM이 주사업자를 맡은 차세대시스템 계정계를 가동한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에는 차세대시스템 정보계를 가동한 바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총 4000억원 규모로, 지난 2007년 8월 시작해 개발기간만 30개월에 달한다. 금융권에서 역대 최대 IT프로젝트인 만큼 가동 연기설이 끊이질 않았지만 당초 계획대로 오는 16일 가동하게 되면서 이 같은 우려를 상당부분 씻을 수 있게 됐다.

국민은행은 12일 12시까지 현 시스템에 대한 거래를 마감하고 13일부터 28시간 동안 기존 데이터를 새로운 시스템에 이관시킨다. 14일에는 새로운 시스템의 가동을 점검하며, 15일에는 내부에서 사전 가동과 함께 각종 테스트를 실시한다.

이 기간 동안 국민은행 전산실 직원 600명과 협력업체 800명 등 총 1400명이 비상근무를 한다. 특히 15일에는 전산실 직원뿐만 아니라 수신·여신·카드업무 담당자를 비롯해, 영업점의 일부 직원들까지 출근해 단말기 프로그램의 다운로드 여부를 점검하고 가동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차세대시스템팀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불편이 가지 않도록 매끄럽게 데이터를 이행해 시스템을 가동시킬 계획”이라며 “오는 16일 성공적인 가동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서울 잠실에 위치한 데이터센터를 서울 상암동으로 이전시킨다. 우리금융그룹 일부 계열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작업에는 우리은행 전산실 직원과 우리금융정보시스템(우리FIS) 직원 등 총 570명이 투입된다.

우리은행은 13일 4시부터 잠실센터의 업무를 중단하고 같은 날 7시부터 15일 23시까지 분당BRS(재해복구시스템)센터를 가동한다. 분당 센터가 64시간 가동되는 동안 우리은행은 주로 x86 서버가 포함된 870대의 서버를 무진동 대형 차량 30여대를 동원해 잠실에서 상암동으로 이동시킨다. 이 기간 데이터 이행 및 각종 테스트도 실시한다.

15일 23시부터 3시간 동안은 상암센터에서 최종 점검이 이뤄지며, 16일 2시에 새로운 데이터센터 시스템이 가동한다. 우리은행은 13일 4시부터 7시까지, 15일 23시부터 16일 2시까지 총 6시간 동안 시스템을 중단할 예정이다.

이번에 옮겨지는 870대의 x86서버는 인터넷뱅킹, 텔레뱅킹, 카드시스템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장비다. 잠실에 위치한 기존 메인프레임 서버는 상암동에 신규 도입한 메인프레임 서버에 데이터를 이행시킨 후, 한국IBM에 반납한다.

동부그룹의 경우 서울 초동의 그룹 데이터센터를 경기도 용인 죽전으로 이전한다. 지난 2006년부터 부지매입 및 건축에 들어가 장장 4년이 걸린 대형 프로젝트다. 이번 프로젝트는 동부CNI가 주관한다.

동부생명 역시 데이터센터 이전에 따라 전산실 직원 100여명이 비상근무에 들어간다. 11일부터 14일까지는 동부CNI가 주축이 돼 데이터센터를 이전하며, 15일부터는 동부생명 뿐만 아니라 그룹 계열사의 모든 전산실 직원들이 출근해 시스템 테스트를 실시한다.

동부생명은 12일 18시부터 16일 9시까지 전산업무를 중단할 방침이다. 동부생명 관계자는 “15일 오전부터 시스템을 가동하기 때문에 테스트가 빨리 끝나면 전산업무 재개가 더 앞당겨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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